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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역 고가 폐쇄] ‘택시비 따따블’ 전철로 갈아탄 서민들
서울역 고가 폐쇄 3일째…35분 걸리던 길 50분 넘게 걸려
서울역-서대문, 남대문-서울역 정체 심각…퇴근길 겹치면 ‘교통지옥’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차라리 택시에서 내려 걷는 게 빠를 것 같았다.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 후 첫 퇴근길인 14일, 비까지 내린 서울역 인근 도로는 꽉 막혀 오도 가도 못할 정도였다.

이날 오후 4시40분 본지 기자는 고가도로 폐쇄 여파가 궁금해 서울 교대역 앞에서 서울역까지 택시를 탔다. 교대역에서 서울역까지 예상 운행 시간은 약 35분. 택시요금은 1만~1만2000원으로 예상됐다.

[사진=헤럴드경제DB]


비가 온 탓인지 택시는 반포동을 빠져나가는 내내 시속 10㎞의 더딘 속도로 나아갔다. 다행히 반포대교에 진입해서는 시속 60~70㎞로 달릴 수 있었지만, 이미 택시 요금이 9000원을 넘어선 뒤였다. 교대역에서 회현사거리까지 평소보다 15분이 더 걸린 35분이 소요됐다.

이제 남은 거리는 2㎞ 남짓. 넉넉히 잡아도 10분이면 갈 거리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 때부터였다. 회현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린 택시는 도로 위에 하염없이 선 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택시기사에게 “평소에도 이렇게 막혔냐”고 묻자, “비가 와서 막히는 것도 있지만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 영향을 받은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택시기사는 “(고가도로를 폐쇄한) 일요일부터 일부러 서울역 부근을 피했는데 손님이 가자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온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회현사거리에서 10분을 허비한 뒤에야 택시는 겨우 사거리를 벗어났다. 그러나 한 블록을 채 못 가 이내 멈춰섰다. 그 새 미터기 요금은 14000원을 가리켰다. 그렇게 주차장을 방불케 한 도로를 가까스로 빠져나와 서울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30분. 예상 시간보다 15분이 더 지체됐다. 택시 요금도 당초 예상보다 5000원 가량 더 많은 1만5900원을 냈다.

혹시 반포동 부근에서 정체를 빚은 탓에 택시요금이 지나치게 많이 나온 것인가 싶어, 오후 5시48분 이번에는 서울역에서 다시 택시를 타 7분가량 떨어진 용산구 후암동으로 향했다. 평소 광화문에서 이 곳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5분, 비용은 4500원 남짓이었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더라도 택시비는 기본요금에서 100~200원 더 붙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비가 와도 좀처럼 밀리는 일이 없었던 숙대입구역~용산고교 구간 왕복 4차선 도로가 꽉 막혀 택시가 움직이지 않았다. 불과 30m만 가면 도착이었지만, 신호에 걸려 5분이 넘게 걸렸다. 택시가 멈춰선 시간은 오후 6시. 택시 요금도 기본요금에서 1500원이 초과된 4500원이 나왔다.

택시비 ‘폭탄’을 맞은 사람은 기자 뿐만이 아니었다. 경복궁역 인근 서울경찰청에서 후암동으로 온 사람은 5000원 거리를 6600원에, 광화문의 시교육청에서 출발한 또다른 사람은 무려 1만4000원을 지불했다고 토로했다.

안전등급 최하점을 받은 서울역 고가도로는 1970년 8월15일 개통한 이래 45년 만인 지난 13일 0시를 기점으로 폐쇄됐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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