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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조선업, 주춤하는 한국 vs 뒤쫓는 중국
[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던 한국 조선소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해양플랜트 발주 취소가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불황에 빠진 반면, 중국과 일본 조선소는 자국발주를 기반으로 한국업체를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영국의 조선ㆍ해운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소의 지난 달 수주잔량은 전월대비 감소추세를 보였다. 



수주잔량은 조선사가 발주사와 계약한 후 인도하지않은 물량으로 수주잔량이 높을수록 남은일감이 많음을 의미한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 13개월 연속 단일 조선소 기준으로는 수주잔량 세계 1위지만, 지난 10월에 비해 수주잔량이 19만3000CGT(수정환산톤수) 감소한 824만4000CGT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24만9000CGT가 줄어든 500만2000CGT, 삼성중공업은 4만6000CGT가 줄어든 503만2000CGT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의 경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의 80% 가량을 싹쓸이했다. 지난 달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총 71척으로 182만CGT인데, 이 중 중국은 60척, 146만CGT를 가져갔다. 국내 조선사는 7만9834CGT만 수주해 지난 2009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클락슨 리포트에 대체로 포함되지 않는 해양플랜트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파트너사의 계약해지와 인도취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월 미주지역 선주와 맺은 7034억 원 규모의 드릴십 1척의 건조계약을 해지했고, 현대중공업도 노르웨이 프레드올센 에너지로부터 인도지연을 이유로 반잠수식 시추설비의 계약취소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달 미국 퍼시픽 드릴링이 드릴십 1척 건조계약을 해지하면서 흑자 실적을 적자로 정정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유가하락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떨어지면서 시추 쪽 업체가 예산을 줄이면서 시추 작업이 중단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며 “드릴십을 건조해봐야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취소시키는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국내발주가 많아 사업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한국의 경우 글로벌 선주사를 대상으로 영업해야하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따라 업황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불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출입은행자료에 따르면 올해 조선업계연간수주액은 지난 해 보다 27%감소한 240억 달러(27조8394억 원)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수주량은 지난 해보다 13% 감소한 109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중소형 선박을 위주로 수주해 양적으로 승부하지만 대형 컨테이너선에서는 여전히 한국이 전세계적으로 강세”라면서도 “현재로서는 국제유가가 다시 정상화돼 시추설비 발주가 회복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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