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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 기후협정, 돈의 흐름도 바꾼다…‘머니 무브’ 불가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전세계 200여개국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손을 맞잡은 파리기후협정으로 인해, 석탄ㆍ석유 등에 집중됐던 전세계의 자본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산업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적인 은행과 투자 펀드들이 석탄과 석유 등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서 풍력이나 태양열 등 재생가능한 에너지 분야로 옮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자동차 분야다. 자동차 회사들은 각국 정부의 배출 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해 엔진을 소형화하는 한편,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늘린 상황이다. 더군다나 폭스바겐의 연비 조작 사태로 인해 세계적으로 배출가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포드사가 2020년까지 13개 전기차 모델에 4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이달 초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월가의 투자자들이 기후 협정에 상당한 관심을 집중해 왔다는 점도 투자금의 향방을 가늠하게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은행, 골드만삭스의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파리 기후 회담을 방문하거나 부속 행사에 참여했다. 또 코카콜라나 듀폰, 제네럴 밀스, HP와 유니레버같은 일류 회사의 CEO도 기후 협정 체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세계 1위 탄소 배출 국가인 중국 또한 바뀐 게임 룰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허베이, 광동, 베이징 등 중국 내 7개 대도시는 이미 탄소 배출권 거래를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며, 이 지역의 대기업들도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 제한에 우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두각을 보인 비료 대기업인 허베이 이후아그룹의 한 관계자는 “파리 기후 변화 협약의 진실은 결국 체결됐다는 것이다”라며 “우리는 그것이 세계와 중국에 좋은 소식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기업들 역시 이러한 변화의 바람에 대한 가장 열성적인 지지자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태양력 제조 대기업인 선파워의 CEO 탐 워너는 “기후 협정으로 인해, 그간 대규모 프로젝트에 자본유입이 제한돼 있었던 인도나 아프리카 같은 나라에 투자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휴스턴의 재생에너지 기업인 클린라인에너지파트너의 미카엘 스켈리 대표는 기후 협정이 산업을 바꾸는 중심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과거 전력망과 수력 발전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값싼 전기를 쓸 수 있게 된 것을 언급하며 “2050년에 우리는 파리 협정에 의해 진행된 투자를 통해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기후 협정이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연구기관인 샌포드 C. 번스타인 컴퍼니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가능한 에너지 자원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에너지 공급의 10%만을 차지할 뿐이다. 그나마 대부분은 수력 발전으로부터 나올 뿐, 태양열 발전과 풍력 발전은 전체의 1.6%만을 차지할 뿐이다. 또 석탄은 여전히 인도ㆍ동남아 등 많은 저개발 국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연료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스테판 D 에울은 이번 협정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파리 기후 협정은 해결되지 않은 많은 약속과 이슈를 남겨놨다”고 지적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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