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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잡의 반란]사우디 여성 무더기 당선… 1등 공신은 ‘SNS’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두껑을 열기전까지만 해도 여성 당선자 수는 기껏해야 한 명, 아니면 ‘0’명?

하지만 히잡의 반란은 통했다. 사우디 여성들은 그 누구의 예상을 보란 듯이 깼다. 전체 당선자의 1%에 불과한 숫자지만 히잡은 20명 안팎의 여성을 공직에 진출시켰다. 특히 ‘이슬람의 성지’로 통하는 제다(Jeddah)와 메카(Mecca)마저 뚫렸다. 사우디 건국 이후 83년만의 일이다.

[사진=게티이미지]


14일(현지시간) 제3회 사우디 지방선거관리위원회와 현지 언론들 및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여성에게 처음으로 참정권이 부여된 12일 지방선거의 잠정 개표 결과 20명 안팎의 여성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될 전망이다.

히잡의 반란은 SNS에서 이뤄졌다. 이슬람 율법상 여성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남성과 함께 할 수 없다. 직접 말할 수도 없다. 대중을 상대로 공약을 펼쳐야 할 선거에서 이런 규약은 여성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하지만 여성 후보자들은 SNS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히잡의 반란을 완성시켰다.

‘히잡 반란’의 기운은 ‘이슬람의 성지’로 꼽히는 메카주(州)에서 시작됐다. 메카주(州)의 북쪽 마드라카 선거구에 출마한 여교사 살마 빈트 히자브 알오테이비를 시작으로 사우디 전국 곳곳에서 당선자가 나오기 시작한 것.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상업도시 제다, 메카, 북부 알자우프, 동부 알이흐사 등에서도 여성 후보가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리야드는 여성 후보가 가장 많이 출마했으나, 보수 성향이 강해 당선 가능성이 작게 점쳐진 곳이다. AP통신은 리야드에서 여성 후보 4명이 당선됐다고 전했다.

히잡의 반란은 여성의 투표율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여성 10명 중 8명이 투표소로 몰려간 것. 10명 중 고작 4명이 투표에 참여한 남성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번 선거에 유권자로 등록한 여성은 13만637명으로 남성(135만5840명)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들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은 81.6%에 달했다. 남성 유권자의 투표율은 약 44%에 불과했다.

사우디 작가 마하 아킬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의 각기 다른 여러개 지역에서 여성 선출직이 탄생한 것은 굉장한 일이다. 이것은 사우디 사회가 공적영역에서 여성을 인정했을 뿐 아니라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고 말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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