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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흙수저’인 나도 중산층?”…‘중산층’ 기준에 오해
4인 가구 기준 月소득 187만~563만원… 소득중심 중산층 기준에 혼란

“소득ㆍ직업ㆍ주택 등 고려돼야”…중산층 지표로 빈부격차 측정할수도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30평 집 한 채, 중형차, 자녀 둘, 취미생활 하나 이상….’

‘중산층’은 어떤 사람들일까. 최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발표한 ‘2016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산층 가운데 79.1%는 자신이 ‘중산층이 아니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중산층으로 삼은 사람들은 ‘중위소득의 50~150%에 해당하는 소득을 올리는 가구’. 이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제시한 ‘중위소득 계층’의 기준이다. 우리나라 통계 지표 상에서는 이 기준을 중산층으로 통용하고 있다.

이 기준에 근거하면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4인 가구 기준 월 가처분소득 187만~563만원을 올리는 가구’이며, 전체 인구에서 중산층의 비율은 65.4%나 된다. 

그러나 통계 지표 상에 잡히는 중산층과 체감적으로 느끼는 중산층의 ’수준’과는 괴리가 크다. 특히 ‘월소득 187만 원인 4인 가구가 어떻게 중산층인가”라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회사원 김모(28) 씨는 “200만원도 안 되는 돈을 4명이 한 달 동안 쓴다고 하면 그게 바로 ‘흙수저’ 아니냐”며 “현실적이지 않은 지표에 괜히 상대적 박탈감만 느끼게 된다”고 반문했다.

중산층의 기준에 오해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중산층의 기준이 경제학적인 ‘중위소득 계층’ 기준과 동일시되고 있어 중산층에 대한 인식이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먼저 나온다.

서울대 사회학과의 이재열 교수는 “사회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중산층은 주택, 직업, 교육 수준, 소득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라며 ”현재 우리 사회에서 소득을 가지고만 중산층을 재단하다 보니 인식에 괴리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또 중산층 지표의 구간 자체가 한국에서는 중산층을 ‘정의’하는 데만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OECD는 중위소득 계층을 ‘중위소득의 50~150%’에 해당하는 구간으로 잡으면서 이 지표는 ‘중위층을 분류하기보다 빈부 격차를 측정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중위소득’이란 총 가구를 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긴 다음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이고, 이를 중심으로 50~150% 구간의 차이를 보면 소득 격차가 현저한지 아니면 촘촘한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위층의 범위가 (4인 가구 기준)187만원에서 563만원이라는 것은 굉장히 빈부 격차가 큰 수준이라는 것을 나타낸다”며 “단순히 ‘이 범위 안에 있으면 모두 중산층’이라고 뭉뚱그려 볼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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