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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났다? 기적을 일으키는 보험사기 <손해보험협회>

밤만 되면 하반신 마비가 풀리는 초능력자


하반신이 마비되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던 한 남성이 벌떡 일어나 걸어 다니고, 직접 운전까지 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는 보조기구에 의존해 힘겹게 발걸음을 떼던 하반신 마비 환자였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고 약 일년 동안 병원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아온 이 남성이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벌떡 일어나 휠체어를 짐수레처럼 사용하며 다닌 것이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이것은 그 어떤 기적도 아니었다. 사실 이 남성은 약 일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후 병원에 오래 누워있으면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하반신 마비 환자처럼 행동했다. 이 대담한 남성은 5억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으나, 치밀하지 못한 탓에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히고 만 것이다.

이와 같이 허위 입원으로 보험금을 수령하는 방법은 주변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보험사기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보험사기는 대개 생명보험의 보장성보험과 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장기보험에서 발생한다. 그것도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자동차보험과 보장성보험이 연계돼 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입원일당과 수술비, 사망에 대해 일정액을 지급하는 정액담보 보험이 보험사기범들의 주요 표적이다. 이 정액담보 보험은 실제 들어간 치료비만 보장하는 실손의료비 담보와 달리 보험가입자가 보험을 드는 기간, 금액에 비례한 보험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수 손해보험협회 팀장은 “생명보험, 손해보험사의 정액담보가 있는 보험상품을 크게 들어놓고 자동차보험 사고를 내 보험금을 편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년 상반기에 각 손해보험사의 자동차 보험계약과 사고정보까지 집적한 통합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보험사들의 언더라이팅 강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보험정보 통합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해도 보험사기 유발상품이 버젓이 판매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한 생보사에서 불필요한 진료를 유발한 요실금 특약 때문에 적지 않은 손해를 본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자동차보험의 벌금 특약이나 운전자보험의 형사 합의금 특약처럼, 보험료는 낮은데 고액 보험금을 보장하는 상품들은 보험사기를 유발한다. 치료와 무관한 비용 담보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고려대 김일수 교수는 내일신문 좌담회에서 “보험사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보험사기를 단순한 재산범죄가 아니라 경제범죄로 봐야 지혜로운 정책수립이 가능하다.”고 충고했다. 또 보험사기 전담조직이나 민간 차원의 조사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현행 보험업법을 개정하거나 한발 더 나아가 특별법 제정을 통해 보험사기에 관련된 사안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온라인뉴스팀/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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