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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스트플로어 김민규 대표, "2천만 게임팬 거느린 비결, 디렉터 중심의 조직문화"
- 인디게임으로 시작, 일본 진출까지 순수 개발 열정으로 성공

 

   
공차기보다 오락기가 좋았던 소년은 자기 집에는 없는 패미컴을 손에 쥐고 싶어 매일 부잣집 친구집을 드나들었다. 온종일 게임을 플레이해도 지루한 줄 몰랐던 그 소년은 '내가 한 번 게임을 만들어볼까'라고 다짐하게 된다.
이후 성인이 된 그는 2,300만 유저를 거느린 '대박' 게임을 탄생시켰다. '드래곤플라이트'로 모바일게임 시장 초기에 흥행 돌풍을 일으킨 넥스트플로어 김민규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올해 그는 자사 설립 3주년을 맞아 새로운 성장 비전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지난 하반기부터 넥스트 플로어의 이름을 달고 선보이는 게임들은 하나같이 개성있고, 또 의외였다. 단일 게임으로 시장에서 크게 주목 받았지만 은둔형 개발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조용했던 이전 행보와 비교한다면 깜짝 반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게임이 발판이 돼 처음으로 게임을 개발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김민규 대표가 한결같이 지향하는 키워드는 '게임=fun'이다. 스스로를 인디 게임 개발자였다고 칭할만큼 게임에 관해서는 '덕후'스러운 그가 제시하는 넥스트 플로어의 청사진은 무엇일까. 

올 하반기부터 넥스트플로어는 조금씩 변화의 기조를 보여왔다. 일본 지사 설립 건을 시작으로 지난 10월에는 자사 소개 및 모바일게임 신작 라인업을 발표하는 'NFC(NextFloor First Comunication)' 행사를 개최하고 곧 차례로 선보이게 될 3종의 퍼블리싱 게임을 발표했다. 이어 11월에 열린 '지스타 2015'에서는 자사가 개발한 PS4용 콘솔 게임 '키도'를 소니 부스에서 공개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인디게임이 성공의 근간, 자유로운 개발 환경 적극 유도

"지스타 기간 동안 '키도'에 대한 반응이 정말 뜨거워서 놀랐어요. 우리 지하연구소가 많이 부각됐더라고요. 아마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회사에서 콘솔 게임을 개발한다고 하니 특이했나봐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키도'는 넥스트플로어 지하연구소의 세 번째 프로젝트로, 이곳은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사내 독립 개발 스튜디오다. 김민규 대표는 지하연구소를 자사 소속 디렉터들이 회사 차원의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도록 독립성을 보장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지하연구소는 구글이나 3M과 같은 글로벌 대형 기업들의 조직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구글의 경우 20% 프로젝트를 통해 사내 직원이 근무 시간 중 20%는 자신이 기획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하연구소 역시 사내 게임 개발자들이 자기 열정을 가지고 게임을 자유롭게 개발하도록 마련된 곳이라는 것이다. 단, 프로젝트는 1년 내 완성하는 것이 조건이다.
"넥스트플로어의 초창기는 다 인디게임 출신자들이에요. 그러다보니 왜 이런 시도가 중요한 지 잘 알고 있습니다. 모바일을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플랫폼을 막론하고 재미있다 느낀다면 게임이 숨을 쉬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지하연구소 뿐 아니라 '드래곤플라이트'부터 '엘브리사', '나이츠오브클랜' 등 넥스트플로어가 출시한 모바일게임들은 모두 인디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는 김민규 대표가 게임을 기획하는 구심점인 '디렉터'를 매우 중요하고 여기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좋은 게임은 어느 시대에나 있습니다. 게임은 결국 흥행 사업인데 이를 위해서 돈을 많이 쓴다고 그것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니까요. 영화를 볼 때 감독과 배우를 보고 그 영화를 좋아하는 것처럼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디렉터를 따라 각각의 재미가 뚜렷한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그게 바로 넥스트플로어의 색깔이기도 하고요."

 

   

외형적인 성장보단 내실에 집중, 내년 성과 기대

넥스트플로어는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등과 함께 카카오 키즈로 불려왔다. 공통점은 카카오를 통해 성장한 스타트업이란 사실이다. 넥스트플로어가 이들과 다른 점은 비상장기업이라는 것이다. 경쟁사들의 외형적인 성장에 조바심이 나지는 않았을까.
"회사의 방향성을 잡느라 그런 고민을 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게임 개발보다는 넥스트플로어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웃음)."
전문 경영인도 아니면서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직원을 100명 거느린 회사의 수장이 되고보니 두렵기도 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그간 '블레이드&소울'로 유명한 김형태 아트 디렉터의 첫번째 모바일게임 판권을 확보한 것은 물론, 카카오 프렌즈 IㆍP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 개발 등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어쩌면 넥스트플로어 전체 게임 라인업을 보면 정체성이 없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와 게임성을 지녔어요. 색이 강한 게임, 굉장히 대중적인 게임, 코어한 게임 등 균형을 맞추되, 근본적으로는 디렉터의 성향을 존중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해외 사업에 첫 도전장을 냈다. 일본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스테어즈'라는 이름의 해외 지사를 현지에 설립했다. 평소 일본 콘솔 게임 매니아인 김 대표가 자신과 같은 니즈를 가진 현지 유저들을 직접 공략하고 싶은 욕심에서다. 이를 위해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LINE)' 게임사업부 출신 전인태 지사장을 영입했다.
김민규 대표의 디렉터 예찬론은 여기서도 빠지지 않았다.
"회사 경쟁력에 있어 가장 큰 것은 역시 사람이에요. 저는 전인태 지사장이 넥스트 플로어의 또 한명의 디렉터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한 지역 전문가이니 넥스트플로어의 게임을 일본에 맞게 잘 꾸며주리라 믿습니다."

* 김민규 대표 프로필
● 2002년 9월~2005년 8월 이미르엔터테인먼트(現 웹젠 자회사) 메인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    
● 2006년 1월~2008년 11월 펜타비젼(現 네오위즈 인터넷) 메인 프로그래머
● 2008년 12월~2011년 5월 소규모 스타트업 개발사 메인 프로그래머    
● 2011년 6월~현재 넥스트플로어 대표

[CEO GAME FOCUS] 데스티니 차일드

● 개발사 : 시프트업
● 플랫폼 : 모바일
● 서비스 : 출시 미정

 

   
넥스트플로어의 강력한 아군은 바로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다. '창세기전 시리즈' 및 '블레이드&소울'의 아트 디렉터로 국내외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김형태 대표의 모바일 첫 타이틀을 넥스트플로어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름하여 '데스티니 차일드'가 그것으로, 김민규 대표는 "김형태 아트디렉터와 함께하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많은 기대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게임은 오는 12월 16일 유저 및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첫 번째 공식 발표회를 통해 그간 베일에 감춰진 게임 정보가 낱낱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아름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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