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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조계사 은신 24일 만에 자진 출두
[헤럴드경제=원호연ㆍ신동윤ㆍ배두헌 기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종 측이 제시한 거취 표명 시한인 10일 정오보다 이른 오전 시 조계사 관음전을 나와 자진출두했다. 이후 지속적인 노동 투쟁 결의를 밝힌 한 위원장은 조계사 경내를 벗어나자마자 경찰에 체포돼 남대문 경찰서로 이송됐다.

10일 오전 한 위원장 자진출두가 임박하자 조계사 주변에는 그의 신병을 확보하려는 경찰 병력이 증강됐다. 수사형사 100명을 비롯한 84개 중대의 경찰 병력이 조계사 주변을 싸고 혹시 모를 민노총 노조원의 접근을 막았다. 특히 한 위원장이 나올 일주문 인근에만 450여명의 경력이 배치됐다. 반면 조계사 직원과 신도 200여명은 관음전에서 대웅전까지 인간 띠를 잇고 경찰의 진입을 경계하기도 했다.

10시 관음전에 들어간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과 20여분 간 이야기를 나눈 한 위원장은 스님의 손을 잡고 관음전 문을 나서 대웅전에 들러 삼배를 올렸다. 이후 자승 총무원장과 만난 한 위원장은 신변을 보호해준 데 대해 감사과 사과의 뜻을 전하고 노동 개혁 반대 과정에서 민노총을 지지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자승 총무원장은 “정부와 국회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노동 개악을 멈추고 민중들 목소리를 종단이 듣고 싶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는 생명평화법당에서 기자들을 만나 24일 만에 자진퇴거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노동개혁을 추진중인 정부여당에 대해 ”총대선에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야당에 대해 노동법 개정안 처리 중단을 요구했다. 덧붙여 “16일 파업을 시작으로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 했다. 전날 조계종에 대한 경찰 진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도법스님과 함께 일주문까지 차분한 걸음으로 이동한 한 위원장은 문 밖을 나서자 마자 10여명의 형사들에 의해 체포돼 수갑을 차고 호송차에 실려 남대문경찰서로 압송됐다. 호송차에는 변호사와 조계사 부주지인 담화스님이 함께 탔다.

앞서 이날 아침 9시 민노총은 자료를 통해 한 위원장의 자진출두를 알렸다. 지난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벌인 긴급회의의 결과였다. “한 위원장에게는 가혹한 결단의 시간이었다”며 “조계사 관음전을 나서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노동개악 투쟁의 다짐“이라고 밝혔다. 이후 서울과 전국 각지에서 ‘노동개악과 공안 탄압, 위원장 구속 규탄 결의 대회’를 열 것을 예고 했다.

지난 9일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10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을 설득하겠다”며 경찰의 체포영장 강제 집행 보류를 요구했다. 이에 경찰은 제안을 받아들여 작전을 연기하면서도 자진 출석이나 신병인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엄정한 영창집행이 이뤄질 것을 강조했다. 특히 “불교나 조계종 과의 관계가 아닌 법질서 수호와 공권력 확립 차원의 엄정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 위원장의 결정을 압박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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