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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저유가 시대의 저주] ‘최대 700원’ 기름값, 주유소마다 천차만별
[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휘발유 가격이 ‘주유소 정책’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여전히 서울 중심가에서는 2000원 이상의 ‘고유가’ 기조를 유지하는 주유소가 있는가하면 같은 지역에서도 최대 600원 가량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지역 임대료와 서비스 차이 때문이지만 소비자들은 국제유가 하락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영업직에 종사하는 윤모(35) 씨는 최근 외근을 나갈 때마다 인근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을 눈여겨 본다. 눈에 띄게 가격이 싼 주유소를 기억했다가 해당 지역에서 휘발유를 넣기 위해서다. 5만 원 정도 주유를 하면 보통 30~40리터 가량이 되는데 지역에 따라 1만~2만 원 가량이 차이나기도 하는만큼 영업직 종사자에게는 중요한 정보다. 윤 씨는 “과거 많이 비쌀 때는 싼 곳도 1600원 대였지만 최근에는 많이 낮아졌다”면서도 “유가가 떨어져도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항상 주유소 휘발유 가격을 비교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9일 기준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447.7원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휘발유 최고가는 서울 종로구의 한 주유소로 2098원을 기록했으며, 최저가는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주유소로 1295원이었다. 두 주유소의 가격 차이는 803원에 달했다.

휘발유 가격이 지역별로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대개 임대료 때문이다. 실제로 오피넷 자료를 보면 휘발유 가격이 높은 지역은 서울 종로구, 중구 등인데 해당 지역에는 대기업과 관공서 등 법인카드를 쓰는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휘발유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지역구 내에서도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곳도 있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고급휘발유는 최대 2395원에서 최저1690원으로 705원 차이가 나는데 두 주유소는 모두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위치해 있다. 이런 경우 임대료보다는 해당 주유소의 정책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무료세차를 해주거나 많은 경품을 주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것. 강남 지역의 한 주유소 업체 관계자는 “주유소도 경영이 안좋다 보니 사은품과 서비스로 단골 고객을 유치하는 게 오히려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유가에 비해 휘발유 가격이 크게 내려가지 않은 데다, 주유소마다 가격이 달라 소비자는 오히려 혼란스럽다.

이에 대해 한국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어떤 지역은 저가 경쟁을 하고, 강남 같은 곳은 서비스 경쟁을 한다”며 “하지만 휘발유 가격은 정유사 공급가격과 유류세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주유소가 가격을 결정할 권한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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