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농약사이다 사건 생존 피해자 “화투치다 다퉜다” 증언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사건 전날 화투치다 (피고인 박 할머니와) 다툰 적이 있다”

6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민모(84) 할머니가 8일 대구지법에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국민참여재판 이틀째를 맞은 이날 민 할머니를 비롯해 현장을 목격한 마을 주민 7명이 증인으로 나서 당시 사건상황을 증언했다. 그 중 민 할머니는 검찰 측에서 “사건 당시 사이다 안에 뭐가 있는지 알았냐”고 묻자 “병원 갔다오고 나서야 농약이 들어 있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또 검찰이 “피고인 박 할머니는 민 할머니가 농약이 든 사이다를 냉장고에서 꺼냈다고 주장한다”고 말하자 “에잇 난 사이다 먹으면 나만 꺼내서 먹지 남 안 줘요. 술도 남 안 줘요. 먹기 싫은 거 왜 줘요. (박 할머니 말은) 거짓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변호인 측이 “사건 전날 박 할머니와 화투놀이 때문에 다툰 적 있냐”고 묻자 민 할머니는 “그렇다”고 말했다. 또 “다투면서 화투패를 던진 적은 없었죠”라는 질문에 “화투판을 밀기만 했다”고 답했다.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진행된 이날 신문 과정에서 증인석과 피고인 박 할머니 사이엔 가림막이 설치됐다. 증인 전원이 박 할머니와 같은 마을에 살고, 방청석엔 박 할머니 가족들이 참관 중인 점을 고려한 것이다. 때문에 민 할머니와 녹색 수의를 입은 박 할머니는 서로 대면할 기회는 없었다.

재판부는 “서로 알고 지냈던 피고와 그 가족 등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증인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가림막 설치를 허용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국민참여재판에선 증거 및 증인 신문 등을 둘러싸고 검찰과 변호인단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특히, 사건 당시 사이다병 뚜껑이 닫혀 있었는 지와 피고인이 사건 발생뒤 50여분 동안 왜 신고를 안 했는지 등의 질문을 놓고도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joz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