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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24인의 아프리카 부호들…그 씁쓸한 이면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천예선ㆍ김현일 기자]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에 올라 있는 1700여명의 부호 중 아프리카 국적자는 총 24명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7명), 이집트(7명), 나이지리아(4명) 순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가장 자산이 많은 이는 나이지리아의 ‘원자재 거물’ 알리코 당고테(Aliko Dangoteㆍ58)로, 총 164억달러(한화 약 19조원)에 달하는 부를 손에 쥐고 있다. 국내 최고부호 이건희(73ㆍ자산 102억달러) 삼성그룹 회장보다 많은 액수다.
아프리카 최고부호 알리코 당고테

이처럼 아프리카에서도 부호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 이면엔 아직까지 검은 대륙의 씁쓸한 현실이 놓여 있다. 24인의 부호들은 대부분 광산, 석유, 제조업 등 전통 산업을 통해 돈을 벌었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테크산업계에서 새로운 부호들이 탄생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기아와 질병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 IT부호 실종… ‘실리콘 사바나’ 시대는 언제?=현재 세계 억만장자 순위를 보면 톱10 중 6명이 IT 부호다. 그만큼 테크산업은 이 시대 억만장자를 만드는 가장 강력한 업종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만은 이 트렌드에서 벗어나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는 여전히 ‘IT 불모지’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는 지난 8월 포브스가 발표한 통계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세계 테크부호 100인 리스트’엔 미국인 51명, 아시아인 33명이 포함됐지만 아프리카 부호는 단 한 명도 없없다.
남아공 부호 쿠스 베커 내스퍼스 회장

그나마 전자상거래 업종에 투자해 큰 돈을 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쿠스 베커(Koos Bekker) 내스퍼스 회장이 눈에 띈다. 그가 14년 전 1260만 달러를 투자해 사들인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텐센트(Tecent) 지분가치는 현재 4000배 가까이 늘어나 내스퍼스에 천문학적 이익을 안겨다줬다. 베커 회장의 자산도 17억달러(약 2조원)에 달한다.
케냐 정부가 건설 중인 IT도시 실리콘 사바나 조감도.

최근 아프리카에서도 점차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 케냐 정부가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벤치마킹해 2013년부터 ‘실리콘 사바나’라는 IT도시를 건설하는 등 정부 주도의 IT 육성 전략이 속속 나오면서 조만간 아프리카에서도 IT 부호 탄생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열악한 환경ㆍ의료 수준…부호들 관심 미흡=빈곤과 질병, 환경문제는 아프리카 대륙이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골칫거리다. 특히, 의료 부문에서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해 여전히 해외 부호들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프리카 부호들의 자체적인 의료개발 노력이 없는 점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의료산업의 발전이 반드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신흥국 인도의 6번째 부호 사이러스 푸나왈라(Cyrus Poonawalla)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백신업체 세럼 인스티튜트(Serum Institute)를 통해 거부가 됐다. 전 세계 어린이 2명 중 1명이 세럼 인스티튜트의 백신을 접종받는다는 추산이 나올 정도다. 현재 그의 자산은 85억달러(약 10조원)다. 그에 반해 아프리카의 의료 부문은 아직 정체돼 있다.
나이지리아의 석유거물 폴로룬쇼 알라키자

게다가 기후변화에 맞서 전 세계 국가들이 환경보호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아프리카 부호들은 여전히 화석연료에만 집착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프리카의 몇 안 되는 여성부호 중 한 명인 나이지리아의 폴로룬쇼 알라키자(Folorunsho Alakija)는 자국 유전의 60%를 장악해 17억달러(약 2조원)에 달하는 부를 얻을 수 있었다.

오토바이 많이 타는데 오토바이 부호는 없다=아프리카에선 많은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한다. 초기 구매비용을 제외하면 연료비가 적게 들고, 유지보수가 용이해 특히 서민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바이의 높은 보급률은 자연스레 청년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졌다.
아프리카에서 늘어나고 있는 오토바이 택시.

하지만 정작 오토바이로 부를 쌓은 억만장자는 아프리카엔 단 한 명도 없다. 그 이유는 절대적으로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오토바이 회사로부터 물건을 대규모로 들여오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아시아권 오토바이 업계 부호들에게 일조한 셈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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