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여우이 레지나 미라클 인터내셔널 회장 |
블룸버그 빌리어네어 인덱스에 따르면 홍콩의 란제리 회사 ‘레지나 미라클 인터내셔널(Regina Miracle Internationalㆍ이하 레지나 미라클)’을 이끌고 있는 홍여우이(洪游奕ㆍ53) 회장은 최근 자산이 11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까지 치솟아 새롭게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10월 8일 홍콩 주식시장에 회사를 상장한 이후 두 달여 만에 주가가 71% 상승한 덕분이다. 회사 지분 72%(8억8500만주)를 쥐고 있는 홍 회장으로선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레지나 미라클의 실적은 연일 호조를 보이고 있다. 회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를 보면, 최근 6개월(4~9월) 동안 순익이 동기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까지 집계된 레지나 미라클의 연간 매출은 5억4000만달러(약 62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물산의 패션 브랜드 중 하나인 빈폴(7000억원대)이나 코오롱스포츠(6000억원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레지나 미라클 매장 |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반(Frost&Sullivan)’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레지나 미라클은 생산량 면에서 세계 최대 브래지어 메이커로 평가된다. 작년 한해 레지나 미라클이 생산한 브래지어와 팬티만 해도 5870만장에 달한다.
업계에선 억만장자가 된 홍 회장이 세계적인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레지나 미라클은 빅토리아 시크릿과 캘빈 클라인(Calvin Klein)에 란제리를 공급하는 납품업체다. 특히, 매출의 35%를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기업 L 브랜드(L Brands)로부터 얻을 정도로 레지나 미라클의 빅토리아 시크릿 의존도는 크다.
최근, 여성들이 브랜드 속옷을 선호하면서 빅토리아 시크릿 인기가 높아지자 레지나 미라클 매출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이다. L 브랜드의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레슬리 웩스너(Leslie Wexner)도 자산이 올해 7.7% 증가한 83억달러(약 9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다.
홍여우이 회장은 세계적인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에 15년간 란제리를 납품하며 사세를 키워왔다. |
하지만 레지나 미라클이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도 그만큼 뛰어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납품업체에 요구하는 사항이 매우 엄격하고 깐깐하기로 유명한데 홍 회장은 15년째 빅토리아 시크릿에 물건을 공급할 만큼 신뢰를 얻었다. 그 밖에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Under Armour)와 리복(Reebok)에도 신발과 런닝화를 납품하며 사세를 확장해왔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열렸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홍여우이 회장(왼쪽에서 7번째). |
2006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의 푸젠성에서 태어난 홍 회장은 11살 때 부모님과 홍콩으로 이주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공장 노동자로 일하던 그는 1985년 레지나 미라클의 전신 격인 어깨 패드 제조업체를 설립하며 첫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상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사업 아이템을 의류로 바꿨다. 2010년부터 5년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선전시 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