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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무대 중심에 선 캐머런, IS공습은 ‘독이 든 사과’(?)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시리아 내 영국 공군(RAF)의 공습안 가결로 ‘대영제국’의 힘을 과시할 무대 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과거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등에서 보았듯, 사태의 장기화는 되려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아시아판은 캐머런 총리가 공습안 가결로 다시 국제 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됐지만 장기적으로는 명성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주요 국제 이슈에서 한 발짝 물러서 거리를 둬 왔던 캐머런 총리는 이번 공습 결정으로 힘을 보여줄 때가 왔다. 그는 그동안 각종 현안에 대해 독일, 프랑스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중심에서 멀어졌었다.

[사진=게티이미지]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영국이 줄어가는 국방력과 외교 자원, 소극적 의회, 중상주의적 외교 정책 등으로 국제 문제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외교 무대에서의 영향력 상실에 대한 위기감을 표시했다.

일례로 지난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맺은 휴전 협정인 ‘민스크 평화 협정’ 체결의 공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돌아갔다.

영국이 대외문제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은 과거 아프간전, 이라크전을 통해 배운 교훈 때문이다. 이번 IS 공습 역시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전(2003~2011)에 개전 6년 간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견, 179명의 전사자를 내면서 참전 결정이 성급했다는 비판에 시달려야만 했다. 종전 4년이 지나고 자리에서 물러난 지도 오래였지만 블레어 총리는 지난 10월 이라크전에서의 실수를 인정하며 IS의 발호에 원인을 제공했다고 인정하는 사과까지 했다. 명성에도 금이 갔다.

시리아 공습을 강력하게 주장한 캐머런 총리의 모습은 당시 블레어 총리와 닮아 있다. 공습안을 두고 양분된 의원들 앞에서 캐머런 총리는 여러 차례 공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습의 장기화다.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 장관은 영국 공군의 시리아 IS 공습에 대해 “미국은 이라크에서의 작전을 최소 3년은 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우리는 그 반도 못 왔다. 빨리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군비 부담도 문제다. 최근 영국은 국방예산을 늘리는 결정을 내렸으나 그동안 영국은 긴축정책으로 군비 축소에 대한 압력을 받아왔다.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큰 만큼 투입 비용 문제 등으로 캐머런 총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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