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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이사철 무색…전세 거래량 뚝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올해 ‘가을 이사 성수기’는 실종됐다. 으레 봄과 가을에 늘어나는 전월세 거래량이 올해만큼은 저조했기 때문이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9~11월 서울 아파트 전세와 월세 거래는 모두 3만8903건 이뤄졌다. 지난해 이 기간에 모두 4만7543건 거래가 체결된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8.2% 줄어든 것이다.

전세와 월세를 떼어서 보면 월세 거래는 크게 늘고 전세는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3만6000여건에서 올해 2만5000여건으로 31% 감소한 반면, 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1만700여건서 올해는 1만3000여건으로 27% 가량 증가했다.

가을 성수기로 통하는 올 9~11월 사이 서울 아파트 전ㆍ월세 거래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월세 거래량은 늘었는데, 전세 거래 실적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체적인 임대차 거래량이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헤럴드경제DB]


전세 거래가 유난히 크게 줄어든 자치구는 ▷동대문구(-56.54%) ▷마포구(-51.03%) ▷송파구(-44.25%) ▷성동구(-40.67%) 등이다. 특히 11월 거래량 변동 추이만 따지면 마포구의 거래량이 1년 사이 57.85% 줄었다.

지역 중개업소들은 전세 매물이 많지는 않으나,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얼어붙었다고 전한다.

성동구 옥수동 코리아공인 임병주 대표는 “11월 되면서 거래를 이어준 실적이 30~40% 가량 줄었다”며 “전세가는 올해 초부터 이미 크게 오른 상태고, 매매가도 소형 위주로 오르면서 추가 거래량 증가나 시세 상승에 대한 동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했다.

부동산 지표를 통해서도 전세시장의 이런 분위기가 어느정도 엿볼 수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월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81.0으로 기록됐다. 전달보다 12.1포인트 정도 떨어졌는데, 올 1월 이후 처음으로 지수가 180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6월(163.2) 이후 줄곧 오름세를 이어가다가 올해 2월 192.0을 기록한 이후 10월까지 내내 190대를 유지해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수가 내려갔다는 것은 결국 시장에 공급되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 조금 잦아들고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거래는 줄었으나 구름 위에 떠 있는 전세가격은 떨어질 줄 모른다. 아파트, 단독ㆍ다세대를 포함한 서울 전체 주택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에 3억원대에 진입했다. 강북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도 지난달 처음으로 3억원을 돌파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메르스 등의 여파로 인해 수요자들의 심리를 보수적으로 만들었고, 여기에 높은 전세가율에 따른 깡통전세 우려, 매물 가뭄 등이 엮이면서 거래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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