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가 제작해 지상파 TV는 물론,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있는 금연 홍보 광고의 한 장면입니다. 담배를 구매하는 것이 폐암 등 질병을 스스로 얻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의 직설적인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흡연자 단체는 기호품의 구입을 죄악시해 흡연자의 인격을 침해했다며 발끈하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특히 흡연을 질병과 직접적으로 동일시하는 부분에 대해 너무 과도한 묘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는데요. 반면 흡연이 유발하는 각종 질병의 폐해가 보고된만큼,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야한다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금연 광고가 논란이 된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흡연의 폐해에 대해 간접적인 묘사나 은유적 기법이 주를 이뤘는데요. 가령 ‘흡연은 아름다움을 빼앗는 무기’, ‘금연한 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라는 캠페인 등을 통해 흡연의 직접적 폐해보다는 금연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분위기의 캠페인을 시도해왔습니다.
반면 해외 금연 광고는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담배의 해악에 대해 묘사하고 있습니다. 흡연자의 입을 재떨이로 그려, 이런 입에 키스를 하고 싶냐고 묻는 광고에서부터, 대놓고 흡연은 자살과 같다는 식의 충격적 영상이나 사진을 사용하는 해외광고를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금연 광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은 흡연이 불법이 아닌 상황에서 자칫 흡연자들에 대한 부정적 낙인을 찍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실제 이번 복지부 광고 이후 흡연자 단체들은 “흡연권은 인간의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에 근거한 합법적 상품이며 높은 세금을 내면서 담배를 구매하는데도 혜택은 커녕,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해치는 몰지각한 이들로 매도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해방 이후 전매청(현 한국담배인삼공사)을 통해 담배로 인한 막대한 세금 수입을 얻어온 정부가 자극적인 금연 광고를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도 있죠.
하지만 이런 반발을 예상하고도 정부가 금연 광고를 독하게 밀어붙이는 이유는 뭘까요? 이는 더이상 흡연을 너그럽게 생각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연관성이 있어 보입니다.
흡연권과 혐연권이 팽팽히 맞서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공공장소는 물론, 술집 등 실내에서도 흡연이 금지되는 등 흡연자들의 입지는 어느때보다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정부 역시 담뱃값 인상과 함께 연내에 종합 금연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흡연을 죄악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금연 광고에 들어가는 힘과 자신감도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죠.
앞으로도 정부는 흡연의 폐해를 직접적으로 지적하고, 강조하는 충격적이고 독해진 금연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흡연자들의 비판 역시 계속되겠죠.
분명한 것은 흡연자들을 단순히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금연 광고의 의도가 진실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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