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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전·산후 불법 출장마사지 주의보
예비맘·초보맘 사이서 인기
관련업체 편법 소비자 유치 기승
일부는 전도 목적 접근까지


#. 서울에 사는 ‘초보맘’ A(34) 씨는 최근 고용했던 출장 산후 마사지사로부터 “근처를 지나다 생각이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 마사지를 할 때마다 생후 3개월 된 아이까지 꼼꼼히 챙겨줬던 터라 A 씨는 아무런 의심 없이 그를 집에 초대했다.

그런데 집을 찾아온 마사지사는 A 씨에게 남편 직업이나 평소 생활패턴 등 사생활을 캐묻기 시작했다. 선을 넘는 질문에 불쾌한 느낌을 받을 때쯤 마사지사는 “하느님을 믿느냐”, “교회에서 인간관계를 좋게 만들 수 있다”며 전도까지 하려는 분위기를 풍겼다. A 씨는 딱 잘라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가 자신의 집 주소나 연락처를 알고 있어 불안한 마음에 그럴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예비맘과 초보맘 사이에서 산전ㆍ산후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출장 마사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업체나 산후조리원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집에서 편하게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용하고 있다.

실제 2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산후 출장 마사지를 검색해보니, 최근 한달 사이 카페ㆍ블로그에 올라온 후기나 문의, 추천글을 250개 넘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른 포털사이트인 다음에서도 같은 기간 100여개의 관련글이 검색되며 높은 인기를 방증했다.

이렇다 보니 돈에 눈이 먼 일부 업체들은 편법ㆍ불법 운영까지 해가며 소비자를 유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법상 안마 업무는 일정 교육과 수련을 마친 시각장애인만 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이 아닌 무자격자가 영리 목적으로 안마를 하다가 적발됐을 때는 3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산전ㆍ산후 출장 마사지는 주변 지인이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음알음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 당국의 관리ㆍ감독이 힘든 상황이다. A 씨 같은 일을 당해도 피해를 호소할 곳을 찾거나 법의 보호를 받기 힘들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시각장애인을 앞세워 출장 마사지를 나가거나 정식 업체명을 도용해 영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주부 박지혜(31ㆍ가명) 씨는 “산후조리원에서 마사지를 받으려면 100만~200만원은 줘야 하지만 출장 마사지는 5회에 50만~70만원 수준”이라면서 “비용이 부담돼 조리원 퇴소 후 비시각장애인이더라도 출장 마사지사를 부르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안마사협회 김도형 사무총장은 “출산 후 무너진 몸의 균형을 맞추려는 초보맘 사이에 출장 마사지가 붐”이라면서도 “무자격 마사지사 때문에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이 위협되고 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출장 마사지를 알아볼 땐 잘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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