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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서울시민이다] 배워야 사는 엄마들
북가좌1동 동갑내기들 '보드게임'하며 아이 함께 기르고 이웃된 사연

▲'또래맘' 멤버들. 왼쪽부터 김란숙, 오정환, 이미정, 이정하, 진선주 회원
[나는서울시민이다=김은하 마을기자]  가을비 내리는 지난 11월13일 오후 북가좌1동 주민센터 2층에 5명의 엄마들이 같은 남색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책걸상을 배치하고 문화센터 교실 한쪽 벽면에서 자꾸 떨어지는 현수막을 걸기에 분주했다. 보드 동아리 ‘또래맘’ 멤버들의 ‘2015 보드특강 보드야 놀자’의 마지막 수업준비가 한창이었다. 이 수업은 서울시 이웃만들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3개월 동안 5회에 걸쳐 진행됐다.

‘또래맘’이라하면 또래 아이들의 엄마들을 생각하기 쉽겠지만, 이들은 나이가 모두 74년생으로 동갑내기 친구들이다.

“10년 된 친구, 같은 아파트 아이 친구, 문화센터에서 만난 친구, 학교 친구로 엮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다 동갑내기더라고요. 서로의 공감대가 쉽게 생겼죠."(웃음)

동아리 대표를 맡고 있는 이정하 씨는 우연히 보드특강을 들었는데, “수업이 의외로 너무 재미있어서” 4명의 친구들에게 같이 배울 것을 권하게 되었다고 한다. 5명의 엄마들은 특강을 들으면서 ‘보드게임이 핸드폰 게임에 중독되어 가는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문화로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점에 공감하게 되었다.

 

그들은 배운 것을 각자 가족과 함께 나누기 시작했다. 이미정 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 가족이 모여앉아 보드게임을 하기 시작했다"며 “주말에는 중학생 아이와도 함께 했는데 재미있어 하더라”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놀아 주고 싶어서 시작한 보드게임을 “이왕 하는 것 건설적으로 놀아보자”는 생각에 보드 동아리를 만들게 되었다. 보드게임 강좌를 가르칠 수 있는 공간을 물색하다가 주민센터의 빈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된 것도 행운이었다. 이 대표는 “공간 확보가 제일 힘들더라”며 “주민센터에서 진행되는 강좌나 사업에 적극 동참하며 보드동아리를 알렸더니 기회가 생기더라”고 말했다.

▲북가좌 마을자치팀의 이형욱 계장(왼쪽)

북가좌 마을자치팀의 이형욱 계장은 "마을사업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이 맘놓고 사용할 수 있는 공유공간들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며 “또래맘을 통해 보드게임이 굉장히 다양하고 아이들의 정서발달에도 좋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또래맘이 더 많이 활성화 되어 더 큰 규모의 주민사업으로도 발전되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잊지않았다.

진선주 씨는 “아이들과 엄마들이 무지 열광한다"며 육아에 지쳐있다가 수업에 참여한 한 친구가 "이제야 머리를 쓴다”며 재미있어 하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오정환 씨는 "보드게임은 집중력을 기르고, 규칙을 배우게 한다”며 “잘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또 다른 면을 관찰 할 수 있어서 아이 양육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또래맘은 지금 새로운 배움에 부지런하다. 김란숙 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영어단어암기 테스트를 해서 틀리면 벌금을 걷어 저금한다”며 “각자 자기주도학습, 방과후지도사, 미술심리 등의 수업을 들으며 서로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자 격려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10년 후에요? 보드게임이 건전한 놀이문화로 확산되었으면 해요. 또래맘이 각자의 활동영역을 넓혀서 개별적으로 강사로 서서 또 다른 또래맘을 키웠으면 해요. 표정이 살아있는 젊은 50대로 멋진 명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래맘의 소박한 욕심들은 끝이 없어 보인다. 이들의 보드게임 수업은 앞으로 주민센터 정규 수업과정에 편성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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