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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서울시민이다] 키다리 아저씨의 진로상담 이야기
'우리 동네 진로주치의 강서 키다리아저씨' 기획단 김성길 대표

[나는서울시민이다=김은하 마을기자]  진 웹스터의 성장소설 ‘키다리 아저씨’속에는 주디(judy)라는 여자아이가 등장한다. 고아원에서 자랐지만 쾌활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주디에게 어느 날 대학에 보내주겠다는 후원자가 나타나고, 후원의 조건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어떻게 지내는지 편지를 쓰게 한다. 결국 주디는 대학에 진학한 후 꿋꿋하게 자신이 원하는 일과 사랑을 찾아간다.

소설 속에 주디의 삶을 후원해 주었던 키다리아저씨가 있었다면, 서울 강서구에는 청소년들의 진로발달을 지원해 주는 강서 키다리아저씨들이 있다. 그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강서양천 민중의 집 ‘사람과 공간’을 찾아가 ‘우리동네 진로주치의 강서 키다리아저씨’ 기획단의 김성길 대표를 만나 보았다.

▲‘우리동네 진로 주치의 강서 키다리아저씨’ 기획단의 김성길 대표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던 딸이 어느 날 친구들과 유명 직업체험시설로 직업체험 하러 간다고 돈 좀 달라고 하더라고요. 한 5만원 정도 주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뒤돌아 생각해 보니 그건 체험이 아니라 놀이공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직업상담사인 아빠로서 화가 나더라고요.”

당시 김대표는 비영리 민간기관 한국직업능력협회에서 사무처장을 맡고 있었다. 

“그동안은 일회성의 단편적인 진로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일을 하면서 '살아있는 직업교육은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하던 중 '마을에서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같은 뜻으로 모인 사람들이 마을공동체를 구성하게 되었고, 작년 10월 서울시 주민제안사업에 선정되었다.

“주민제안사업에 선정된 게 좋은 시작점이 되었어요. 키다리아저씨 양성을 위해 동네방네 양성과정 개설을 소문내기 시작했죠. 진로지도는 전문성이 필요했기에 지원 자격은 직업상담사 등 전문자격 소지자나 현재 유관분야 종사자로 제한을 두었어요. 몇 명 못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35명이나 지원하여 깜짝 놀랐죠.”

3주간의 진로주치의 양성과정이 끝나자 강서양천지역 초등 5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진로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았다. 50여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진로교육을 시작하여 올해 8월까지 한 달에 한 번 꼴로 만나며 총 12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회에 2시간정도의 수업으로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모여 진로 집단상담을 하거나, 청소년과 진로주치의를 일대일 매칭하여 세심한 맞춤 진로지도를 하기도 했다.

“키다리아저씨 선생님들은 프로그램이 끝나도 아이들과 끊임없이 개별적으로 만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사비들도 많이 들죠,”

진로교실은 8명 내외의 소규모 수업을 고집하고 있고, 자체 정리한 진로성숙도 측정 검사지를 이용하여 사전사후 진로에 대한 효능감을 검사하고 있다.

“진로효능감을 검사해 보면 아이들의 인식변화가 뚜렷이 보입니다. 초등 아이들은 진로수업 후 느낀 점을 물어보면 ‘사이다 맛이요. 초콜릿 맛이요. 달콤해요.’ 등 맛으로 재미있게 표현합니다.”

▲2015년 영일고등학교에서 진행되었던 진로프로램 중 독서토론 수업 모습


김대표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에 대비해 제대로 된 진로교육을 준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수고와 봉사가 지속가능한 활동이 되도록 지난 8월15일 ‘키다리진로진업교육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협동조합 첫 사업으로 강서교육지원청에서 위탁받은 강서양천지역 마을교육자원 수록 책자 발간을 진행하고 있다는 김대표는 키다리아저씨들과 함께 분주하게 마을 속으로 향했다.

“마을주민으로서 이웃을 돌보는 주치의 개념을 밑바탕으로, 언제든지 살아갈 길에 대해 상담해 줄 수 있는 동네 형 같은 멘토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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