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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도 뚫은 유통가 DNA는 ‘가족’
분당 현대백화점 판교점
접근성 안좋은데도 100일간 1000만명
구매고객 절반 ‘원정’…문화센터도 북적

일산 이마트타운
10km이상 원거리고객 46%로 승승장구
특화매장으로 주부·남성·키즈 공략 주효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부산시민 54%-서울경기 원정쇼핑 46%
외국인고객 매출 전년비 두배이상 증가



지난 6월 경기도 고양시에 문을 연 이마트타운은 10km 이상 거리에서 방문하는 고객 비율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원정
쇼핑객의 지지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매장이다.


유통가에 불황도 빗겨가는 ‘핫 플레이스’가 있다. 몇 년째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몰려들어 시끌벅적한 곳이다.

바로 경기도 일산의 이마트타운과 경기도 분당의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각종 규제로 성장판이 닫혀버린 유통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면서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는 곳이다. 그들의 보여준 새로운 패러다임은 바로 ‘가족’이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멀리서도 찾는 ‘원정쇼핑객’들로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28일 개점 100일을 맞았던 수도권 최대 백화점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백화점의 고급스러움에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지역주민 뿐 아니라 수도권 나들이 수요까지 흡수하며 광역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원정 쇼핑객’의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오픈 이후 100일간 방문한 고객은 약 1000만명이며 구매 고객수는 400만명에 달했다. 그 중 구매고객 기준으로 약 200만명이 10km 이외의 지역에서 판교점을 찾은 고객이다.

백화점 고객의 지역별 비중은 ‘핵심상권’으로 분류되는 반경 1~3km지역 외 통상 30% 수준이지만 하지만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이보다 20%p 가량 높은 고객 절반 가량이 타지에서 찾아왔다.

판교지역이 서울 및 광역도시 등과 비교, 입지적으로는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수단이 부족한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여가생활에 필요한 문화공간이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경기 남부지역에 선보이는 등 가족들의 마음(?)을 잡은 것이 주효해 가족단위 원정쇼핑객들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판교점 문화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를 갖추고 있어 서울 강남권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발전된 인문학, 요리, 음악 등의 수백여 강좌를 운영하고 있어 강의를 받으려고 문화센터를 찾는 고객의 38%가 10km 밖에서 찾아오고 있다.

또 지난 6월 문을 연 이마트타운 역시 10km 이상 거리에서 방문하는 고객 비율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원정쇼핑객의 지지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매장이다.

이마트타운의 매출 구성비를 보면 3km 미만 거리에서 온 고객은 10%를 갓 넘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10km 이상 원거리 고객은 46%에 이른다. 일산 지역의 다른 이마트 지점인 풍산점이 3km 미만 고객 71%, 10km 이상 고객 15%로 구성돼 있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정반대인 것이다.

이마트타운이 원정쇼핑객을 불러모은 힘은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매장에서 나온다. 이마트타운은 이케아를 타깃으로 삼은 가구 및 생활용품 전문매장 ‘더 라이프’, 키덜트족을 사로잡은 가전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 애완용품 전문매장 ‘몰리스펫샵’, 식음 전문매장 ‘피코크키친’ 등을 선보였다. 이들 매장의 원정쇼핑객 매출 비중은 매장에 따라 55~61%에 이를 정도다.

이들 전문매장은 가족 단위 고객을 공략하는 첨병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가령 일렉트로마트는 냉장고, TV, 세탁기 등이 주력인 일반 가전매장과 달리 드론과 피규어, 3D프린터, IT 기기 등을 전면에 내세워 얼리어답터와 키덜트 취향을 가진 남성들을 공략했다.

기존에 쇼핑을 꺼려했던 남성 고객을 사로잡은 것이다. 또 더라이프는 리빙룸, 키친룸, 베드룸, 키즈룸 등의 다양한 쇼룸과 DIY 코너를 선보이며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은 여성들을 공략했고, 어린이를 위한 공간인 키즈올림픽존은 아이들이 암벽등반, 복싱, 카트레이싱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의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전문매장으로 주부는 물론이고 기존에 쇼핑을 꺼려했던 남성고객의 취향까지 저격하면서 가족 단위 고객을 끌어들이게 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국내 대표 관광지로 급부상하면서 원정쇼핑객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곳도 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부산지역민의경우 54%에 달한 반면 원정쇼핑객들은 46%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서울ㆍ경기 지역의 쇼핑객들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신세계 센텀시티는 부산시와 한국관광공사, 에어부산 등과 연계한 글로벌마케팅을 통해 외국인 고객 매출이 해마다 전년비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에 부산상권에 국한하지 않고 방문하는 고객 절반 가량이 부산지역이 아닌 수도권은 물론 해외 각국에서 방문하는 고객인 것이다.

이정환ㆍ김성훈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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