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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도서관 옆 서점, 미술관 옆 갤러리
#. 도서관 vs. 서점

최근 교보문고(서울 광화문점)에 책상이 들어왔다. 5만년된 뉴질랜드산 카우리 소나무로 만들었다. 원형을 최대한 살려 멋스러운 모양새다.

으리으리하다. 길이 11.5미터, 폭 1.5~1.8미터로 무게가 무려 1.5톤이다. 이런 책상 두 개를 놓아 100명이 앉을 수 있다. 도서관이 따로 없다.

교보를 찾는 사람들은 두손 들어 환영이다. 비좁은 복도 바닥에 쭈그려 앉아 읽던 종전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데 일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왜 서점을 도서관으로 만드느냐”는 것. 서점이야 고객 서비스 차원이라며 생색을 내겠지만, 결국 읽기만 하고 사지 않는다면 그 부담은 출판사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여러 사람이 읽어 적잖게 손때가 묻은 책을 사가는 사람은 호구냐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 미술관 vs. 갤러리

보통 미술관과 갤러리를 구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미술관은 도서관, 갤러리는 서점. 즉 도서관은 책을 빌려 읽는 곳이고,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다. 미술관은 미술품을 감상하는 곳이고, 갤러리는 미술품을 파는 곳이다.

미술계에서는 종종 미술관이 미술품을 팔아 잡음이 일기도 했다. 미술품을 구매 또는 대여해 전시하는 미술관이 판매까지 할 경우 가격왜곡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번 교보의 경우는 방향이 반대다. 미술계로 치면 파는 곳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어느 분야든 영역 파괴는 소음을 낸다. 이해 당사자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야 도서관에서 책을 팔든, 서점에서 책을 (빌려) 읽든, 또 미술관에서 미술품을 팔든, 갤러리에서 미술품을 감상하든 무슨 상관일까. 하지만 이해 당사자들은 물 위에 떠있는 오리들이다. 물밑에서 엄청 분주하다.

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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