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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응답하라 1988’…당시 세계 최고부자 브루나이 왕, 한국은 신격호 롯데회장
- 석유재벌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1988년 자산 250억달러로 글로벌 최대부호
- 재계출신 최대갑부는 부동산 재벌 日 쓰쓰미 요시아키
- 한국선 신격호 당시 롯데그룹 회장 세계 4위부호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섹션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미국의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아니었다. 27년 전, 세계에서 가장 자산이 많았던 부자는 전 국토가 서울(605㎢) 10배도 채 안 되는 동남아시아 소국의 통치자였다. 기업인 가운데 세계 최대부호는 일본인이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GNPㆍ국민총생산 기준) 4000달러를 찍은 한국의 최대부호는 신격호(93) 당시 롯데그룹 회장이었다.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1988년 8월 경제지 포춘(Fortune)은 하사날 볼키아(Hassanal Bolkiah Muizzaddin Waddaulahㆍ69) 브루나이 국왕을 세계 최대 부호로 꼽았다. 당시 볼키아 국왕의 개인자산은 25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508억달러(한화 58조3280억여원ㆍ미국 노동통계국 기준)다. 

볼키아 국왕은 당시에도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석유재벌’이었다. 면적 5765㎢에 불과한 이 나라는 산유국이다. 지금도 국내총생산(GDP) 70%는 원유ㆍ천연가스 수출에서 나온다. 세금도 없는 이 나라 시민 1인 당 GDP는 지난해 기준 7만9900달러다. 부자 나라 최고통치자가 1988년엔 ‘세계 최대 부자’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던 셈이다.
 
볼키아 국왕의 궁전

이때 해외매체들은 볼키아 국왕의 부(富)를 “살고 있는 궁전에 방만 1788개다”란 설명으로 대신했다. 에어컨이 달린 이들 방은 볼키아가 사들인 폴로 경기용 아르헨티나 산 조랑말 200마리의 거처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말들은 2000년대 중반에도 한 마리당 2800만∼6200만원에 달했다.
27년이 지난 지금도 볼키아 국왕의 자산은 200억달러(22조9500억원)로 집계된 상태다.

볼키아 국왕 전용기

2010년 이후 그는 전용기를 직접 몰고 다녀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3년 11월에도 그는 대형 전용기를 조종해 미국까지 날아갔다.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볼키아는 자신의 보잉 747기를 직접 끌고 백악관까지 왔다. 비행기를 스스로 조종하는 유일한 국가수반”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가 몰았던 보잉 747-400기는 비행기 값만 1억달러(1147억원)다. 볼키아는 이 ‘애마’ 내부장식 등에 1억달러를 더 쏟아부었다.
작년 12월 한ㆍ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에도 그는 전용기 조종사를 자청한 바 있다. 

해외 부동산 시장서도 그는 ‘큰손(?)’이다. 볼키아는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부촌 ‘빌리어네어 로우(Billionaire’s Row)’에 대저택을 갖고 있다. 이곳 평균 집값은 4200만파운드(729억원)다. 지난해엔 미국 뉴욕의 명소 중 하나인 플라자 호텔 인수에 22억달러(2조5240억원)를 써냈단 소문도 돌았다. 당시 브루나이 왕실 대변인은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렇다면 1988년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았던 기업 경영자는 누구였을까. 왕족의 자산을 억만장자 순위에서 제외하고 있는 포브스는 1988년 쓰쓰미 요시아키(堤義明ㆍ79) 일본 세이부(西武) 그룹 회장을 세계 최대 부호로 선정했다. 당시 그의 자산은 189억달러였다. 지금 가치로는 384억달러(44조755억원) 규모다.

쓰쓰미 요시아키 세이부그룹 회장의 1980년대 후반 모습. [출처 = 유튜브]

쓰쓰미 회장은 1987년부터 포브스가 매긴 세계 1위 부호자리에 1994년까지 6차례나 올랐다. 그는 당시 골프장 27개ㆍ스키장 25개ㆍ호텔 56개ㆍ철도회사 여러 개와 프로야구단 등을 소유했던 철도ㆍ부동산 재벌이었다. 특히 그는 구두 밑창에 테이프를 붙여 신는 등 극도의 ‘자린고비’로도 유명했다.

이처럼 한때 지구촌 최대 갑부였던 쓰쓰미 회장은 그러나 2005년 재무보고서 위조와 내부자 거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2007년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석유ㆍ부동산 등으로 떼돈을 번 부자가 세계 억만장자클럽을 주도하던 시절, 한국 최대부호는 신격호 당시 롯데그룹 회장이었다.
포브스는 1988년 신 회장을 세계 4위 부호 자리에 올린 바 있다. 이때 집계된 그의 개인자산은 80억달러로 현재 기준 162억7800만달러에 달했다. 우리 돈 18조6838억원 규모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출처 = 롯데제과 20년사]

당시 신 회장보다 자산이 많았던 부호는 쓰쓰미 세이부 회장을 비롯해 또 다른 일본 부동산 재벌이었던 모리 타이키치로(1904∼ 1993ㆍ자산180억달러). 그리고 캐나다 부동산 개발업자로 소개된 폴 라이히만 형제(90억달러) 등 3명이었다.

1982년 1월 서울 총리실에서 당시 유창순 국무총리서리(사진 왼쪽ㆍ작고)를 만난 신 회장(오른쪽). [출처 = e영상역사관]

신 회장은 1991년 포춘이 집계한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도 등장했다. 이 매체는 당시 그를 “유년시절 우유ㆍ신문배달을 했고 21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껌 판매로 돈을 벌었다. 일본과 한국에서 제과업과 백화점 등으로 성공했다”고 적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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