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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고객과도 교감하는 아쿠아리스트’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 정태영 팀장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해파리 번식 성공하기, 싱크로 공연 기획하기, 왕따 당하는 알락꼬리원숭이 챙기기…. 이 일들은 모두 한화호텔&리조트의 아쿠아플라넷 일산 AQ팀을 이끌고 있는 정태영(45) 팀장의 일이다. 동물원과 수족관이 함께 있는 일산 아쿠아플라넷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정 팀장은 대학에서 양식학을 전공한 뒤 1993년 63씨월드에 입사하며 해양동물과 먼저 인연을 맺었다. 당시 같이 입사했던 친구는 동물들 변까지 다 치우는 허드렛일에 질려 못하겠다고 보름만에 그만뒀지만, 그는 벌써 경력 22년째인 베테랑 아쿠아리스트가 됐다. 



“동물 돌보는 것을 일이 아닌 취미라고 생각했으니까 힘든 줄을 몰랐습니다. 동물들이 보고싶어서 빨리 출근할 정도였으니까요.”

정 팀장은 63씨월드에서 물개, 펭귄을 오랫동안 돌봤다. 17년간이나 그와 같이 생활한 뒤 현재 제주도 아쿠아플라넷에 가있는 물개는 정팀장이 가면 알아보고 반가워한다.

정 팀장은 특히 과거 번식에 번번히 실패하던 펭귄의 부화에 성공하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동물들이 번식에 성공해 귀여운 새식구가 늘어나는 것은 지금도 가장 기분좋은 일이다.

“사육사와 마주치면 경계를 하면서 움직이다가 알이 계속 깨졌어요. 그래서 가림막을 설치해보자고 제안했는데 이게 적중했습니다.”



평소 누구보다 펭귄에게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보던 그였기에 생각 가능한 해결책이었다. 아쿠아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그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도 동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요즘 친구들은 과거보다 학력도 높고 똑똑합니다. 사육 노하우도 학교에서 많이 배워왔죠. 하지만 관찰력이나 부지런함은 부족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최우선 자질입니다.”

63씨월드에서 오랜시간 근무한 정 팀장은 2012년 여수 아쿠아플라넷을 거쳐 현재는 아쿠아플라넷 일산에서 전시 기획 등의 일을 맡고 있다. 동물과의 소통에 일가견이 있던 그는 요즘 관람객들과의 소통에 한창이다. 문을 연지 1년반 남짓된 아쿠아플라넷 일산을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 홈페이지에 고객이 남긴 글 하나까지 매일매일 체크한다.

“초기에는 관람 동선이 짧아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일산은 도심권도 아니고 관광지도 아니죠. 이런 한계들을 극복하기 위해 고객들의 오감체험 기회를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최근 옥상에 가축들에게 직접 먹이도 줄 수 있는 ‘더스카이팜’의 문을 열었으며, 내년에는 지하공간에 박물관도 만들 계획이다. 특히 미국 달라스 아쿠아리움을 본떠 동물원과 수족관이 함께 있는 것은 일산 아쿠아플라넷만의 경쟁력이다.

진지한 사업 이야기를 하다가도 동물 이야기만 나오면 그의 표정은 일순간 부드러워진다. 천상 아쿠아리스트답다.

“이곳에서 인기높은 바다코끼리 두마리 중 메리는 기분이 좋으면 관람객들에게 물을 뿌리는 장난을 쳐요. 400㎏ 나가는데 귀엽습니다.(웃음) 오늘은 물고기의 제왕이라는 나폴레옹피시가 새로 들어왔어요. 인터뷰 마치면 바로 보러갈 겁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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