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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별종’들이 ‘능력자’가 되는 세상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MBC에서 방송되고 있는 ‘능력자들’에는 각종 ‘덕후’들이 나온다. 덕후는 일본어 ‘오타쿠’(御宅) 를 네티즌들이 우리 식으로 부르면서 생긴 단어다. 마니아와도 유사한 말이다.

여기에는 편의점 덕후, 버스 덕후, 막걸리 덕후, 추리 덕후, 새(bird) 덕후들이 출연해 관심을 받았다. 버스 덕후는 엔진 소리만 듣고도 모델명을 맞췄다. 편의점 덕후는 지금까지 먹어본800여개의 삼각김밥을 줄줄히 꿰고 있었다. 추리 덕후는 빈 방만 보고도 5명의 MC중 누구 집인지 금방 맞췄다. 파일럿 방송에출연했던 사극 덕후와 오드리 햅번 덕후도 인기를 얻었다. 


이지선 PD는 “덕후를 통해 사회 현상을 읽을 수 있고, 한 분야만 파도 성공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면서 “한 가지를 저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는 젊은이들의 삶이 감동으로 다가온다”고말했다.

연예계에도 ‘덕후’들이 많다. 그룹 블락비의 태일은 700마리의 열대어를 키우는 열대어 덕후이며, 씨엔블루의 정용화는 ‘심슨가족’의 심슨에 빠져있다. 백두산의 기타리스트 김도균도 편의점 포인트가 사장 다음으로 많은 편의점 덕후다. 방안 전체를 ‘도라에몽’으로 장식한 ‘바른 생활 사나이’ 심형탁이 덕후의 이미지를 조금은 긍정적으로 바꿔놓으면서 ‘덕밍아웃’하는 연예인들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덕후’들의 삶은 폐쇄적이고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덕후’들을 ‘능력자’ 또는 ‘신지식인’으로 지칭하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한때 또라이, 별종, 괴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이제 세상은 하이트 칼러도 아니고 블루 칼러도 아닌 이런 ‘별종’들이 변화시킨다.

편의점 덕후는 능력으로 편의점에 취업했다. 버스 덕후는 오래된 한국 버스가 러시아로 수출된다는 점을 알고 러시아어까지 익혔다. 막걸리 덕후 김기호씨는 드럼학원 운영이 본업이지만 막걸리로 인생을 즐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이들 ‘덕후’들을 밀어주는 것이다. 이들을 조직부적응자라는 선입견으로 바라보지말고, 적극 동참시키고 활용해야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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