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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美 전설 여가수가 몰고온 ‘미국판 허니버터칩‘ 고구마파이 열풍
[헤럴드경제=슈퍼리치 섹션 민상식 기자ㆍ이연주 인턴기자] 지난해 전국이 과자 한봉지로 들썩였다. 바로 ‘허니버터칩’. 맛있다는 입소문에 맛 한 번 보겠다는 사람들이 혈안이 되어 온ㆍ오프라인을 헤매고 다녔고, 결국 암시장에 까지 등장하면서 일선 매장에서 소비자 한 사람당 살 수 있는 봉지수가 제한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도 ‘허니버터칩 열풍’과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월마트에서 3.48달러(약 4000원)에 값싸게 내놓은 ‘고구마 파이’가 그 주인공이다. 저렴한 고구마파이인만큼 화려하지도 않고 기본적인 파이의 모습만 갖추고 있지만 특별한 몇가지 포인트 때문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국 흑인 음악계의 대모로 불리는 팝계의 전설 패티 라벨(Patti Labelle)의 손이 닿았기 때문이다. 패티 라벨은 70-80년대 ‘Lady Marmalade(원곡)’과 ‘On My Own’ 등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었던 디바. 당시의 인기 덕분에 현재 자산이 최소 5000만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는 부자이기도 하다. 


미국의 허니버터칩 고구마파이와 패티 라벨(위)

전설적인 팝스타가 고구마 파이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게 된 과정은 이렇다.
지난 3월부터 월마트의 디저트부서의 수석바이어(senior buyer)를 맡고 있는 키나 토마스(Kinna Thomas)는, 매장의 베이커리 코너에 새로운 무언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 끝에 고민하다 미국인들이 모두 좋아하는 새로운 파이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건강을 중시하는 시대에 걸맞은 소박하면서도 맛있는 새로운 파이로 고객층을 공략하고 싶었다.

고민 끝에 찾아낸 것은 고구마 파이였다. 그녀는 먼저 자신의 가족들이 만든 파이 레시피를 납품업자들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고객을 매료시킬 만한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그녀는 ‘전문성을 갖춘 제빵인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깨닫는다. 

그녀가 베이커리와 델리 부서의 부사장인 케리 로빈슨(Kerry Robinson)과 고심끝에 찾은 답은 패티 라벨이었다. 패티는 가수이지만 요리나 가사능력으로도 팬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있었다. 특히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각종 빵과 쿠키 등 제과 분야에서 주부들로터 전문가 못지않게 솜씨를 인정받고 있었다. 결국 이들은 패티에게 손을 내민다.

패티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특별한 도우(dow)의 비법과 고구마 파이 맛의 균형을 잡는 과정, 포장 디자인에까지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마침내 ‘패티 라벨의 고구마 파이’라는 이름을 딴 제품을 완성해낸다. 

제임스 라이트 [출처: 제임스 라이트 샤넬 페이스북]

‘패티 라벨의 고구마 파이’가 출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다. 패티 라벨을 앞세워 방송과 라디오 등을 통해 광고를 했지만 반응이 크지는 않았다.

그러던 지난 12일(현지시간) 가수이자 유튜버인 제임스 라이트 샤넬(James Wright Chanel)이 자신의 SNS에 ‘패티 라벨의 고구마 파이’를 먹고난 후기를 찍은 동영상을 올리면서 상황이 뒤바뀐다. 영상 속 제임스 라이트는 패티 라벨의 대히트곡 ‘On My Own’을 흥얼거리면서 고구마 파이의 맛이 훌륭함을 표현했고, 이 영상은 순식간에 천만명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하고, 게다가 건강에 더 좋은 고구마 파이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면서 판매에 불이 붙는다.

월마트의 대표 존 포레스트 알레스(John Forrest Ales)는 영상이 파이의 판매에 기폭제가 되었다고 확신한다. 영상이 업로드 된 후 72시간 동안 우린 거희 일초당 한 개의 파이를 팔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영상이 올라온 12일 목요일 3일간 ‘패티라벨의 고구마 파이’가 기록한 매출액은 약 100만달러(11억5400만원)에 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패티 라벨의 고구마 파이’를 구하는 일은 더 어려워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월마트는 공급자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힌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파이를 찿는 사람들의 문의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 보니 결국 이 고구마 파이가 암시장에 등장하기도 했다. 최근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eBay)에서는 최소 경매가 100달러, 우리돈 약 11만 6000원에 이 파이를 팔겠다는 거래가 올라오기도 했다. 원가의 30배 정도에 달하는 가격이다. 

월마트는 현재 고구마파이의 공급 물량을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월마트는 반색하면서도 고민에 빠졌다. 물건을 못구하다보니 오히려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초 ‘패티 라벨의 고구마 파이’는 다가오는 26일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를 위해 출시된 특별판이어서 이후에 이를 계속 시판할지도 새로운 고민이 되고 있다.

월마트의 대변인 스캇 마클리(Scott Markley)는 미국의 방송사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월마트닷컴(Walmart.com)에서 추수감사절 상징 음식인 칠면조 다음으로 많이 검색되는 단어가 고구마 파이”라면서 “이는 평소에 비해 20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을 위해 200만 파운드에 해당하는 고구마 파이의 물량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 역시 추수감사절을 전후로 과연 ‘패티 라벨의 고구마 파이’가 어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할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y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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