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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삼 1927~2015]청와대 문턱낮추기·인왕산 개방…군사정권 폐단 없애고 문민화 앞장
“골프 않겠다” 청남대 골프장 폐쇄…안가·대통령 집무실 금고도 철거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업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문민화다.

김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5ㆍ16군사정변 이후 31년간 이어진 군사정권의 폐단을 지우기 위해 각종 개혁정책을 강하게 밀어 붙였다.

취임식 당일 인왕산과 청와대 앞길을 국민들에게 첫 선물로 개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인왕산 개방은 1968년 북한 특수부대의 1ㆍ21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25년만이었다. 서울 시내 대형호텔의 청와대 방향 창문은 열지도 못하고 북악산 스카이웨이 출입조차 통제되던 시절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인왕산과 함께 청와대 앞길을 개방한 이후 시민들이 청와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인왕산과 청와대 앞길 개방은 김 전 대통령 취임 한달 뒤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정부패 척결과 공직자 재산공개, 정치자금 거부 등을 제치고 가장 잘한 일로 꼽힐 만큼 국민에게서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의 인왕산과 청와대 앞길 개방은 김대중ㆍ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후궁들의 영정이 있는 칠궁과 북악산 개방으로 이어지면서 청와대의 문턱을 낮추는 물꼬가 됐다.

재임 중 골프를 하지 않겠다고 한 김 전 대통령이 청와대와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 내 골프장을 모두 철거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군 출신으로 골프를 즐겼던 박정희ㆍ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던 북악산 계곡을 향해 샷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취임 직후 공작정치와 비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청와대 안가와 대통령 집무실 금고를 철거한 것도 문민화의 일환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훗날 “청와대 안에 있는 안가가 12채였는데 간단히 말하면 호화스러운 요정”이라며 “내가 취임한지 2~3일 만에 전부 뜯어버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집무실 금고와 관련해선 “집무실 안쪽 사무실에 천장 높이만 한 금고가 있었다”며 “돈을 갖다 주면 전부 금고에 갖다 넣은 것인데 어떻게 그런 짓을 했는지 기가 막혔다”고 회고했다.

이전의 역대 대통령들이 재벌들을 안가로 불러다 ‘통치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대통령 집무실에 쌓아놓던 적폐의 고리를 끊은 것이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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