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 첫눈이 내렸다. 설악의 화가 김종학(78)의 화폭도 은빛으로 물들었다. 사십대부터 여든을 앞둔 지금까지 설악산에 살면서 설악의 사계 풍경을 그려온 김 화백이 화업 50여년만에 처음으로 설경(雪景) 그림만으로 전시를 연다. 오는 12월 10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조현화랑(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에서다.
캔버스에 유채, 162.1×259.1㎝, 2015 [사진제공=조현화랑] |
꽃의 화가로도 불릴만큼 화려한 꽃들을 그려온 김 화백의 설경 역시 꽃 못지 않게 강렬하다. 설악의 바위산은 붓이 아닌 나이프로 거칠고 투박하게 물감을 올렸고, 불린 종이나 모래를 안료와 섞어 더욱 강한 마티에르(질감)로 표현했다. 장엄한 겨울산에서 생명의 엄숙함이 느껴진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