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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영채 문학동네 편집위원 “문학권력이란 말, 뼈아픈 지적”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문학을 하겠다고 모인 사람들에게 문학권력이라는 말은 무엇보다도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문학을 하겠다고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문학은 무엇보다 권력이나 권위와 반대편이기 때문입니다.”

서영채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이 이번 겨울호를 끝으로 물러나면서 ‘작별인사’를 2015년 겨울호 권두에 게재했다.

서 편집위원은 신경숙 표절 사태와 관련, 문학권력으로 지목 받은 데 대해, “현재의 한국문학을 만드는 데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고 어쨋든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니 어떤 식이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여른의 흐름에 응답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했다”고 털어놨다.

“다름 사람들의 눈에 우리가 부당하게 가지고 있거나 혹은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 그것이 편집권이라면 그것을 내려놓는 것이 가장 좋은 응답 방식”이라는 것.

서 편집위원은 계간 문학동네 20년을 회고하며, 애초에 뜻 맞는 사람들이 모여 창간할 때는 이렇게 오래 갈거라는 생각은 못했다고 했다. “초창기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던 터라 한 오년만 버틸 수 있으면 다행이겠다” 싶었다는 것.

서 편집위원은 글에서 문학권력이란 말에 대해 해석을 이어갔다.

문학권력이란 편집권을 행사하는 것인데 , 편집권이란 것 자체가 일종의 형용모순이 아닐 수 없다고 풀이했다. “

편집(문학)과 권(권력)의 결합관계가 그렇다는 것이지요. 저울을 관장하는 권력은 공정해야 하지만, 문학은 반대로 치우쳐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매우 격렬하게 치우쳐야 하는 것이 문학입니다. 그래야 진짜 개성과 진짜 문학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문학잡지를 만드는 일, 그 잡지가 의도하는 생각을 실현하는 일은, 말하자면 공평무사하고 공명정대하게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일입니다. 역설적인 일이 아닐 수 없는 거지요.”

서 편집위원은 끝으로 글쟁이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그동안 판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제대로 쓰지 못하고 하지 못했던 말을, 모두들 한명씩의 글쟁이로서 자유롭게 쓰고 말할 것이라고 물러나는 1기 편집위원을 대표해 글을 마감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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