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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 수출과 ‘장보고 프로젝트’
신라시대 장보고는 ‘해상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나라 해적이 바다에서 기승을 부리자 오늘날의 완도 지역에 청해진을 설치해 해적을 소탕하고 해상권을 장악한 이가 장보고다. 한중일 삼국간 해상무역을 주도하고 멀리 이슬람권까지 교역을 확대했고, 한반도가 국제무역 중심지이자 해양강국으로 도약하게 됐던 것이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 ‘장보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해상왕 장보고의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전략을 추진해 우리 수산물 수출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장보고 프로젝트는 우선 수출 스타품목인 ‘김’을 집중 육성 지원한다. 장보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며칠 전에는 중국 상해에서 한국 수산물 홍보행사(K-Seafood Fair)도 개최했다. 중국 오피니언 리더를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하고, 한국 수산물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한국 수산물 수출업체와 중국 바이어 간 만남의 장도 마련했다. 한국산 수산물을 활용한 쿠킹쇼, 시식행사, 해조팩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중국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수출대상 수산물은 전복, 해삼, 굴 등 다양하다. 과거에는 김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소비되는 품목이었고, 그나마 한인마켓에서 반찬용 위주로 소비됐다. 최근 김의 수요는 다양하다. 밥과 같이 먹는 반찬용도를 넘어서 간식이나 안주용 스낵으로 김을 즐긴다. 김 소비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너진 것이다. 국내 업체들도 어린이용 김, 스낵용 김 등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외국인 소비자들을 겨냥해 바삭바삭하게 가공하고, 여러 가지 맛도 가미한다.

2012년 aT는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미국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와 공동으로 글로벌 김 메뉴 요리책자를 펴낸 바 있다. 요리 시연회에서 서양음식으로 변모된 김은 인기가 대단했다. 유럽, 남미 등 전 세계를 상대로 충분히 수출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맛과 영양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현대인의 취향에도 맞기 때문이다. 김은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 비타민 함량이 높은 ‘웰빙식품’이다. 미국의 유명 유통업체가 한국 업체와 손잡고 자체브랜드 상품을 개발하고, 미국 학교에서 건강 간식으로 한국산 조미김을 채택하기도 한다. 소비패턴 변화와 수출증대 노력으로 김 수출은 크게 늘어났다. 2010년 처음으로 수출실적 1억달러를 돌파했고, 작년에는 2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는 3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보고 프로젝트의 효과로 ‘김 수출 3억달러’를 달성한다면 국내 김 생산량의 약 36%를 수출하게 된다. 국내가격 지지와 함께 어업인 소득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한중 FTA가 농어업분야에 위기라고 한다. 값싼 중국산이 수입되면 농어업이 어려워질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회도 다가온다. 중국인들이 고급 농산물과 안전한 수산물 소비에 눈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향후 2~3년을 수산물 수출증대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만들어야 한다. 김을 이용한 스낵상품, 퓨전요리처럼 우리 농수산식품의 다양한 변신이 필요하다. 김 수출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면 농식품 수출은 대한민국 효자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고정관념을 깨고 도전하자. 해상무역의 판도를 바꾼 장보고처럼 열정을 가지고 수출시장을 개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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