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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 탄생 100주년, 代를 잇는 기업가 정신 ①]‘늘 준비돼 있는 능력’…‘아산 키즈’들이 말하는 정주영
[헤럴드경제(창녕ㆍ울산)=정태일 기자]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76년 7월 1일 학교법인 현대학원을 설립하고 그 해 초대 이사장이 된 뒤 1990년도까지 이사장직을 맡았다. 현대학원은 현재 2개의 중학교와 3개의 고등학교를 보유한 40년 전통의 명실상부 명문 학원으로 부상했다.

이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현대공업고등학교는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배출하는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제 2의 아산’을 꿈꾸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청춘을 보낸 이들은 지금도 꾸준히 성장 중인 기업체의 대표가 됐다.

아산 탄생 100주년을 맞아 아산이 설립한 현대공업고 출신 기업인들을 만나 이들이 경영을 통해 체득한 아산의 기업가정신은 무엇이며, 기업을 이끌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들어봤다. 

박병출 태현메가텍 대표.

악조건이라도 준비된 사람은 반드시 성공=박병출(53) 태현메가텍(경남 창녕) 대표는 현대공업고 2회 졸업생으로 1989년도 28살의 나이에 기업인의 길로 들어섰다. 회사 창립 당시 5년간 다닌 회사 생활로 모은 1000만원이 가진 전부였다. 물려받은 자산 한푼 없이 혼자 힘으로 사업을 일궈나가면서 가슴 한켠에는 늘 입학식 때 먼발치서 뵌 아산이 있었다. 박 대표는 “입학식 때 정 회장님께서 사투리로 하면 된다는 근성으로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했던 것을 지금까지 간직하며 경영에 임했다”며 “힘들 때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책을 경영의 교과서 삼아 늘 곁에 두며 정 회장님을 본받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6년 동안 기업을 이끌면서 아산으로부터 가장 본받고 싶은 기업가정신으로 늘 준비돼 있는 능력을 꼽았다. 박 대표는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도 빈곤한 사람이 있거나 나쁜 환경 속에서도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데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은 늘 준비돼 있다는 것”이라며 “후자의 대표적 예가 정 회장님으로 암울한 시대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던 시절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기회가 오면 언제라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 역시 아산의 이 같은 정신을 좇아 하루 서너시간만 자며 30대를 보낸 끝에 창업 7년 만에 회사를 안정 궤도에 올려 놨다. 아산을 동경했던 고등학생은 지금은 연매출 400억원 대에 직원 120명을 이끄는 어엿한 중소기업체 대표로 성장했다. 

김성대 대성레미콘 대표.

무모함에 정직함이 더해지면 신도 움직여=현대공업고 1회 졸업생 김성대(54) 대성레미콘(울산 북구) 대표가 기억하는 아산의 첫인상은 ‘다른 세상 사람’이었다. 김 대표는 85년도 현대차 울산 제품연구개발연구소 재직 당시 회사를 찾은 아산을 만났다. 김 대표는 “헬기에서 내려 아주 당당하게 걸어오시는 모습을 보니 전율이 흘렀고 영적인 에너지를 느꼈다”며 “정 회장님이 굴곡이 많았음에도 대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신의 은총이 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아산이 받은 신의 은총은 저절로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아산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정 회장님은 무모할 정도로 강한 도전정신도 충만했지만, 여기에 누구보다 정직하고 신뢰 깊은 인간성이 있었기에 상식을 뛰어 넘는 업적을 세울 수 있었다”며 “무모함과 정직성이 뭉치면 신을 움직이는 요건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도 아산은 경영의 표상이 됐다. 그 역시 무모함과 정직함을 무기로 회사를 일궜다. 2001년 대성레미콘 인수 당시 매출의 10%를 이자로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현대중공업에 납품하기 위해 매일 같이 당시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실에 전화를 걸었다. 무작정 경비실부터 접근해 46일 동안 끈질긴 구애 끝에 본부장과의 면담을 이끌어 냈고 납품에 성공해 1년 만에 매출을 2배로 끌어 올렸다.

이는 현재 230억원대 매출의 발판이 됐다. 대성레미콘은 참된 마음으로 전사적으로 도전하자는 뜻에서 사훈으로 ‘참합도전’을 쓰고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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