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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감독들도 탐낸 희곡…무대 위서 진가 발휘
영화감독들이 탐을 내 스크린에 옮길 정도로 매력적인 연극들이 잇달아 국내 무대에 올랐다. 연기파 배우들의 살아있는 대사 등을 통해 희곡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엘리펀트송’은 지난 6월 동명의 영화를 통해 국내에 먼저 소개됐다.

이 작품은 정신과 의사 로렌스의 실종을 둘러싸고 환자 마이클과 병원장 그린버그 박사가 벌이는 두뇌게임을 그렸다. 영화는 그린버그 박사와 간호사 피터슨 등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는 반면 연극은 철저하게 마이클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마이클은 15세부터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영화에 비해 연극은 만년필조차 마음대로 손에 쥘 수 없는 마이클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해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에서 마이클역을 맡은 자비에 돌란은 마치 영화 ‘베테랑’의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처럼 사이코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다. 반면 연극 속 마이클(박은석)은 어린 아이같은 모습으로 관객들을 웃기다가도 외로움을 드러내는 절절한 연기로 관객들을 울린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맨 끝줄 소년’ 역시 2013년 영화 ‘인 더 하우스’로 국내에 먼저 알려졌다.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가 쓴 희곡을 세계적인 감독 프랑소와 오종이 영화로 옮겼다.

주인공인 고등학생 클라우디오는 매력적인 소설을 쓰기 위해 친구 라파의 집을 엿본다. 문학교사 헤르만의 부추김으로 소설은 점점 위험한 상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라파의 집을 묘사하는 클라우디오의 소설 속에 헤르만이 불쑥 등장해 허구라는 것을 드러내기도 한다. 라파의 자살, 라파의 부모 침실까지 엿보는 클라우디오 등 자극적인 장면도 나온다.

반면 연극은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이 허구인지 현실인지 온전히 관객들의 상상력에 맡긴다. 연극배우들은 라파의 집이나 학교가 아닌 그저 책상 4개를 오가며 관객들의 상상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김동현 연출은 “영화와 연극은 완벽하게 다르다”며 공연 전 배우들에게 되도록 영화를 보지 말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영화와 다른 매력과 감동을 선사하는 연극 ‘엘리펀트송’은 내년 1월 31일까지, ‘맨 끝줄 소년’은 오는 12월 3일까지 공연한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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