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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기국회 불과 20일, 생산적 마무리에 전력할 때
수도 파리의 심장부가 테러를 당했지만 프랑스 정부와 의회는 한마음으로 위기에 맞섰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테러 직후 즉각 12대의 전투기를 발진시켜 연일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 근거지를 맹폭했다. 야당 대표는 흔쾌히 올랑드 대통령의 대응 방식을 지지해줬고 상ㆍ하원은 ‘테러 집단 궤멸’을 선언한 그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가의 위기 앞에 이념과 여야의 구분은 없었다. 야당은 부실 대응을 내세워 얼마든지 정부를 몰아붙일 ‘정치적 기회’를 잡았지만 어디에도 이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프랑스 정치권과 의회의 의연한 자세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클 수밖에 없다. 경제가 위기에 빠져들고, 남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치권은 분열과 갈등이 춤을 춘다. 청년 실업이 최대 사회문제가 되고, 수출이 급락하는데도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 수출 확대 방안을 찾는 정치권의 노력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노동 등 4대 개혁이 표류하고 서비스 산업 발전법 등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은 3년째 국회에서 낮잠이다. 연내 발효되면 관세 인하로 하루 40억원, 연간 1조5000억원의 수출증가 효과가 생긴다는데도 국회의 한중 FTA 비준 처리는 오리무중이다. 선거구 획정은 법정 시한을 한달 이상 넘기고도 농어촌 선거구 유지와 비례대표 증감 문제를 놓고 대립각만 세우고 있다. 막판에 가서 누이좋고 매부좋은 식의 야합으로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여야가 사사건건 마찰을 빚다 보니 여당이 2016년 예산을 볼모로 관련법 연계 처리를 선언하고 나서는 참으로 해괴한 일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 사회 현안에 매몰돼 주요 법안에 대한 심도있는 의견 교환이나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격돌하더니 이번에는 11ㆍ14 민중총궐기대회가 과잉진압이냐, 폭력시위냐를 놓고 재차 맞서고 있다. 심지어 화급한 테러방지법 개정을 놓고도 마찰이 일고 있다.

이제 불과 20여일이면 정기국회가 마감된다. 갈 길은 먼데 해는 저물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여야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간 ‘3+3 회동’을 갖고 일부 절충점을 찾은 건 다행이다. 계류 사안마다 여야간 시각 차가 워낙 커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않을 것이다. 그러나 머리를 맞대고 밤을 새워서라도 반드시 마무리 한다는 각오만 있다면 못 찾을 것도 없다. 남은 20일이 균형과 합리를 바탕으로 대화와 타협의 묘를 살리는 생산적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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