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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르나에서 i20까지’ 현대차, WRC 도전史
[랜디드노(영국)=조동석 기자]현대모터스포츠팀이 15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에서 3일간 펼쳐진 ‘2015 WRC(World Rally Championship) 웨일스 랠리’를 완주하면서 총 13라운드로 치러진 올시즌에서 지난해보다 한단계 올라선 종합 순위 3위에 올랐다.

웨일스 랠리는 ‘나무가 우거진 비좁은 숲’, ‘진흙탕 길’ 그리고 ‘변덕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날씨’로, 올해 열린 13개국의 라운드 중 가장 어려운 랠리로 꼽힌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이 WRC에 참가할 현대차 i20 랠리카를 정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영국 웨일스에서 3일간 펼쳐진 ‘2015 WRC 웨일스 랠리’를 완주하면서 총 13라운드로 치러진 올시즌에서 종합 순위 3위에 올랐다.[사진제공=현대차]

현대모터스포츠팀은 WRC 출전 첫해인 지난해 8월 독일 랠리(9차전)에서 팀 종합 순위 첫 1위, 드라이버부문 1, 2위를 동시에 석권하며 한국 메이커로는 처음으로 FIA(국제자동차연맹) 주관 세계 모터스포츠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최종 팀 누적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으나, 이를 통해 i20 랠리카의 개선방향을 연구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올해 첫 라운드인 모나코 랠리의 개막 스테이지에서 폴크스바겐에 이어 제조사 2위를 달성하며 순조로운 시동을 건 현대모터스포츠팀은 핵심 드라이버 중 하나인 다니 소르도가 스웨덴 랠리 준비 도중 부상당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혹독한 날씨와 눈길로 악명 높은 스웨덴 랠리에서도 선수 부문 2위, 팀 종합 순위 1위에 올랐다.

WRC는 전세계 각 국가를 돌며 치러지는 모터스포츠 챔피언십으로 F1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 경주대회로 꼽힌다. WRC는 서킷이 아닌 일반도로에서 양산차를 기반으로 제작된 랠리카로 레이스를 펼친다는 점에서 F1과 차별화된다.

WRC 랠리카는 아스팔트와 같은 포장도로는 물론 자갈밭, 빙판길, 활주로, 해수면 높이에서 고지대까지 각종 악조건을 갖춘 비포장 도로를 달린다. 이에 더해 멕시코의 찌는 듯한 더위부터 스웨덴의 살을 에는 영하 25도 칼바람까지 극과 극의 기상조건을 견디며 연간 1만㎞ 이상 달려야 한다.

WRC는 고성능 랠리카 개발은 물론 극한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까다로운 경기인 탓에 폴크스바겐, 시트로엥, 포드 그리고 작년부터 뛰어든 현대차만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일찍이 WRC 참가 의사를 밝힌 도요타도 지난달 30일 도쿄모터쇼에서야 처음으로 테스트용 랠리카를 선보이고 내후년 대회부터 참가가 가능하다고 선언했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대회다.

현대차는 2000년 ‘베르나’ 랠리카로 WRC에 출전했으나 참가 4년만인 2003년 철수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는 현지 업체와 공동으로 차량을 개발해 참여한 것으로 고성능차 기술의 육성보다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주 목적이었다. 하지만 투자 비용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자 2003년 시즌 도중 대회에서 철수했다.

이후 현대차는 장기적인 고급차 및 고성능차 개발을 위한 기술력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시 한번 WRC 출전을 면밀히 검토했다. 현대차는 2012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 WRC에 전격복귀를 선언하고 같은해 12월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하고 다음해 1월 현대차 랠리팀의 총 책임감독으로 미쉘 난단(Michel Nandan)을 선임했다.

독일 알체나우에 있는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은 1만5600㎡의 건물에 직원 150여명이 근무하는 사무동과 고성능 랠리카 개발을 위한 워크숍 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또 현대모터스포츠법인 50㎞ 이내에 현대차 유럽법인, 유럽기술연구소, 유럽디자인센터 및 현대모비스 등이 있고, 독일 뉘르부르크링 테스트 센터와 매우 가까워 최정상급 고성능 랠리카 개발을 위한 협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시너지가 커 WRC 참가팀 운영에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

현대차는 현대모터스포츠법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스포츠 전문 엔지니어와 남양 연구소 전담 엔지니어 간 유기적인 협업으로 극한의 주행 성능 및 내구성을 확보한 최정상급의 랠리카 개발에 매진했다. 현대차는 높은 품질과 모던한 디자인으로 인기있는 3도어 소형 해치백 i20를 베이스로 랠리카를 개발했다.

i20는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전문 엔지니어들의 수작업을 통해 외관의 역동성이 한층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노면을 고려한 전용 서스펜션과 차량 저중심화, 타이어별 중량배분 최적화 등 고성능 레이스 모델로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아울러 현대차는 2013년 12월 벨기에 출신의 신예(WRC 종합 순위 2위) 티에리 누빌 선수를 주축으로 한 현대차 모터스포츠팀 라인업을 최초로 공개하는 공식 팀 런칭 행사를 갖고 경주차로 나설 i20 월드랠리카의 최종 디자인을 공개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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