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생한 최악의 참사인 이번 테러의 배후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지목했다. IS도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검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두 6곳에서 발생한 총기ㆍ폭탄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현재까지 모두 12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부상자는 352명이며, 이 가운데 99명은 중상을 입어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미국인과 영국인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자 중에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번 테러에 3개 팀이 연루됐으며 총 7명의 테러범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테러범 가운데 한 명은 프랑스 태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테러범들은 모두 똑같은 폭약장치가 설치된 조끼를 입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테러는 13일 밤 오후 9시20분께 파리 시내 10구 알리베르 가에서 한 괴한이 반자동 화기로 ‘카리용’ 바를 향해 난사하면서 시작됐다.
인근 식당가로 공격이 번지면서 10~2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1000여명의 관객이 미국 록 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공연을 즐기고 있던이곳에서 오후 10시께 AK-47 소총으로 무장한 테러범들이 “신은 위대하다. 시리아를위해” 등의 말을 외치며 인질극에 돌입했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인질극에서는 99명이 사망하는 등 희생자가 대거 발생했다.
용의자 3명의 경찰이 극장으로 진입할 때 폭탄 벨트 터뜨려 자살했으며 다른 1명은 사살됐다.
프랑스와 독일의 국가대표 친선 축구경기가 벌어지고 있던 파리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는 오후 9시30분께 경기장 인근에서 자살폭탄공격을 비롯한 3차례의 폭발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모두 8명의 용의자가 사망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4일 이번 테러의 배후로 IS를 지목하고, 프랑스에 대한 전쟁 행위로 규정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전날 테러가 발생한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축구를 관전하다가 폭발음이 발생하자 긴급 대피했다.
IS도 아랍어와 프랑스어로 된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의 공식선전매체는 “8명의 형제가 자살폭탄 벨트와 자동소총으로 ‘십자군’ 프랑스 수도의 여러 곳을 공격했다”며 “프랑스와 이들을 추종하는 자들은 IS의 표적으로 남아있다”고 위협했다.
IS는 “프랑스는 무슬림을 공습하고 예언자 모하마드를 모욕하는 데 앞장섰다”며 이번 테러가 프랑스가 지난 9월부터 시리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IS 대상 공습에 동참한 데 대한 보복과 경고의 의미라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시리아에서의 IS 대상 공습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힘을 실어줄 수있다는 우려로 그동안 이라크에서만 공습에 참여해오다 최근 시리아 난민 위기가 고조되면서 9월부터 공습에 동참했다.
이번 파리 테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내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다.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테러를 위한 공동 대응 의지를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긴급안보회의 이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번 테러는 IS에 의해 외국에서 계획되고 조직된 전쟁 행위”라며 “프랑스는 IS의 야만인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러 직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던 프랑스는 14일부터 3일간을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기간으로 정하는 한편 국가안보태세를 최상위급으로 올렸다.
국제사회도 프랑스와 연대 의지를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고한 시민을 위협하는 무도한 시도로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밝히고 올랑드 대통령에게 전화해 위로를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극악무도한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주요 유럽 지도자들도 애도와 함께 충격을 표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인류에 대한 범죄”라며 테러를 규탄하는 등 중동 국가들도 테러에 대한 비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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