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Y양(20세)은 2년 전 수능시험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썩 좋지 않다. 평소 낮은 콧대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납작콩’이란 별명을 듣던 Y양은 수능이 끝나자마자 강북의 한 성형외과에서 보형물을 삽입해 콧대를 세우는 코성형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 이후 줄곧 코끝이 붓고 빨개지며 보형물이 살짝 비쳐 보였다. 해당 성형외과에 항의하니 염증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재수술을 하면 괜찮다는 답변이 전부였다.
너무나 태연하게 재수술을 하라는 병원 측의 태도에 화가 치밀었다. 화창한 봄날 피어난 개나리꽃처럼 화려한 대학생활을 시작하려고 기대 만발했는데 부작용 때문에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더욱이 재수술 후 또 부작용이 생기면 어쩌나 싶어 재수술도 선뜻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Y양은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지난해 이맘때 코 재수술을 받았다. 2년 전처럼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고 사전에 시간 여유를 갖고 재수술과 관련한 모든 것을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며 꼼꼼히 체크했다. 그리고 재수술 후 1년이 지난 현재 Y양은 부작용 없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복덩이 코’로 대학생활을 활기차게 즐기고 있다.
코성형은 성형수술 가운데 보편화된 수술이다. 실제로 성(性)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코성형 수술을 받고 있다. 특히 대학 입학, 취업 면접 등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첫인상을 좋게 하려는 생각에서 코성형을 받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코성형이 증가하는 만큼 코 재수술 사례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 재수술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많은 사람들이 성형 후 코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코뼈가 넓은데 실리콘만 위에 얹어서 두꺼워 보이는 경우, 코끝을 콧등에 비해 충분히 빼지 못한 경우, 코끝의 모양이 뭉뚝하거나 날렵하지 못한 경우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수술 부작용 탓에 재수술을 받는 사람도 적지 않다.
코 재수술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코 재수술로 유명한 병원인 미드림성형외과 백승준 원장은 “코는 얼굴 부위 중 가장 입체적인 부위로서 조금만 모양이 바뀌어도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안면의 골격을 바꾸는 양악수술이나 윤곽 수술을 제외하면 인상의 변화가 가장 큰 수술이 바로 코 성형 수술이다”라고 설명했다.
코성형에는 일반적으로 실리콘이나 고어텍스 같은 보형물을 사용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보형물 자체에 거부감을 갖고 있거나 수술 후 보형물에 대한 이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보형물을 대신 자가조직을 이용해 코성형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순수자가조직코성형은 순전히 자신의 신체조직 일부를 떼어내 코 부위에 보충하는 수술법으로 무보형물 코성형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사용되는 자가조직은 자가 진피, 자가 지방, 자가 연골(비중격 연골, 귀연골, 늑연골) 등이 있으며, 기존의 코 높이에 따라서는 어떠한 이물질이나 이식조직 없이 자신의 콧등 라인을 이용하여 코끝과 연결시키는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순수자가조직코성형은 코끝과 콧등 라인이 자연스럽고 보형물 삽입에 따른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수술에서 잘못된 보형물을 사용한 탓에 부작용이 생긴 경우, 본래 콧대가 높아서 많이 높일 필요가 없는 경우, 코끝 위주의 수술을 원하는 경우에 적합하다.
순수자가조직코성형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자가조직은 비중격 연골이다. 코 안쪽에 있는 연골이라서 채취하는 데 어려움이 많고 양이 적기 때문에 전문의의 채취 노하우가 요구된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자가조직은 귀연골이다. 비중격 연골과 달리 곧은 형태가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휘어져 있어 코끝 구조를 만드는 데 사용하거나 비중격 연골의 양이 부족할 때 추가적으로 이용된다.
실루엣윤곽코성형도 재수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코성형 수술 중 하나다. 코 폭과 길이 등의 조화에 따라 얼굴 윤곽을 교정해주는 코성형 방법이다. 코성형은 콧등의 보형물 삽입 수술, 좌우 코뼈를 좁혀주는 수술, 코끝을 안정적으로 자연스럽게 올려주어 얼굴 전체 조화에 맞춰 모양을 만들어주는 수술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데, 이 세 가지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수술이 바로 실루엣윤곽코성형이다. 수술 후 코의 라인과 윤곽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얼굴이 작아 보이고 어려 보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백승준 원장은 “일반적으로 코 재수술의 시기는 최초 수술 6개월 후 조직이 부드러워진 다음에 시도하는 게 좋으며, 재수술의 횟수가 반복될수록 시기는 늦어져야 한다.”며 “재수술 전에 현재 코 상태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며 자신이 재수술해 갖고자 하는 코 모양에 대해 수술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신중하게 판단해 재수술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