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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유경제 대세라지만…‘가족 격리화’는 심해진다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직장인 임지수(27ㆍ여ㆍ가명) 씨는 국내외 여행을 다닐 때 숙박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Airbnb)를 자주 이용한다. 현지인과 어울려 숙박하고 그곳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임씨는 집 밖에선 ‘공유경제’를 자연스럽게 이용하지만, 집에만 들어오면 철저한 ‘개인 플레이어’다. 가족과 함께 살지만 방에는 개인용 화장품 냉장고를 들여놓고 쓰고 있다. 임씨는 “아무리 가족이라도 물건 섞이는 게 싫다”고 말한다. 

 
[사진=헤럴드경제DB]

최근 ‘물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눠 쓰자’는 것을 가치로 내건 ‘공유경제’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면 사적인 영역에서는 철저히 개인화를 추구하고 있어 가정에서의 ‘격리화’까지 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직장인 송모(32) 씨도 최근 방 안에 소형 맥주 냉장고를 들여놓았다. 집과 회사만 쳇바퀴 돌듯 사는 송씨가 유일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은 방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 송씨는 “내가 사놓은 맥주를 가족들이 말없이 마셔버리곤 해 정작 마시고 싶을 때 못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계속 신경쓰이고 다투느니 아예 따로 보관하기로 했다”라고 귀띔했다.

한집 울타리 안에서의 ‘개인화’ 바람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한 집에 한대 있던 데스크톱 컴퓨터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개인용 노트북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거실에 놓고 쓰던 집전화가 사라지기 시작한 지도 오래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1982년 300명에서 2012년 5235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 4799만 명 보다 많은 숫자다.

반면 유선전화 가입자 수는 2012년 기준 4764만 명이다. 각 영업점들의 전화번호 개수와, 가정에서 ‘인터넷+집전화+스마트TV’ 등을 묶음판매래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집전화 대수를 생각했을 때, 한때 부의 상징이었던 집전화는 개인화 바람에 사라지고 있는 게 명백해 보인다.

또 맞벌이가 많아지며 통장관리도 따로 하는 젊은 부부들도 적잖다. 각자 수입 중 일부를 갹출해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는 개별로 관리하는 식이다.

이에 대해 김병관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좋다 나쁘다 가치판단을 할 문제는 아니고 사회변화와 맞물린 자연스런 변화”라면서도 “가전제품 업체 등이 개인적 용도로 쓸 것들을 갖추라며 수요를 창출하고 있고 구매력을 갖춘 사람도 늘어나면서 이같은 가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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