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문채은의 독이 든 사과] 토사장을 꼭짓점으로 한 다단계조직
혹시 ‘토사장’이라는 말을 아는가? 아마 불법스포츠도박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들어봤을 것이다.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을 말한다. ‘하우스’라는 말은 불법사설도박업체를 통칭한다. 온라인 스포츠도박을 비롯해서, 온라인카지노, 오프라인 불법도박장 등등. 이중 온라인 스포츠도박업자를 ‘스토츠토토’의 ‘토’를 빌려와 토사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번 금요일에는 토사장들 눈에 눈물이 날 것이다’와 같은 글는 경기 예측이 쉬워서 불법스포츠도박 운영자가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토사장(하우스)들이 돈을 잃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여기도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니 경기에 따라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토사장은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를 하나만 운영하는 게 아니다. 제일 꼭대기에 있는 토사장은 몇 십개씩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큰 규모의 경우 토사장 밑에 새끼토사장이 있고, 그 밑에 대리점, 그리고 밑에 다시 총판이 있다. 유저는 피라미드의 맨 아래는 있는 것이다(토사장-대리점-총판-유저, 대리점 없이 바로 총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이런 피라미드 조직과는 별개로 토사장이 거느리는 서버팀이 따로 있다. 중국, 필리핀 등에 서버를 두는데 굳이 직원이 현지에 상주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요즘은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도 서버를 둔다고 한다. 인터넷 환경만 가능하다면 이론적으로 전 세계 어디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주목할 만한 것은 토사장이 수익금을 혼자 독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불법도박사이트의 운영은 다단계 판매조직과 아주 흡사하다. 토사장은 자신 밑에서 모객을 책임지는 총판에게 수익의 20~30%를 배분한다. 그러면 보통 50~100명 씩의 유저들을 거느리고 있는 총판은 유저들에게 ‘낙천포인트’로 5%씩을 다시 나눠준다. 낙천포인트는 만일 유저 A가 유저 B를 추천했다면, B가 잃는 금액의 5%를 A에게 주는 것을 말한다. 더 구체적으로 총판을 관리하는 총판이나, 위에서 설명한 총판 위의 대리점을 두는 경우도 있다.

이미지중앙

불법스포츠도박은 그 구조가 다단계판매와 유사한 까닭에 더욱 위험하다.


다단계 판매조직이 대학생, 주부 등을 유혹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듯이 이런 다단계 구조가 불법도박의 사행성을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이다. 즉, 불법스포츠도박은 그 자체성의 사행성에 다단계 판매조직의 사행성이 더해지니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각종 커뮤니티에서 ‘어디 어디가 좋다’는 식으로 유저들을 호객하거나, 일반인들도 흔하게 받아보는 불법스포츠도박을 홍보하는 스팸문자가 판을 치는 것이다.

문자홍보의 경우도 최근에는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사법당국의 규제가 철저해지다 보니, 아예 은밀하게 불법으로 DB를 판매하고, 구입하는 구조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마찬가지로 불법도박에 들고나는 돈을 관리하는 대포통장도 ‘전문가(통장모집책)’들이 사고판다.

이렇게 모든 것이 불법인 사설온라인스포츠도박업체의 수는 추산하기가 힘들다. 엄청나게 많다는 것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가 최소 몇 만 개에서 최대 몇 십만 개가 될 것이라고 얘기들 한다.

이런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은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알아도 잡아내려고 하면 엄청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예전 큰 사회문제가 된 ‘바다이야기’도 단속을 피해 숨어서 영업을 하는 업체가 많았는데, 불법스포츠도박은 온라인의 특성상 더 숨기가 쉽고, 이를 잡아내기 어려운 것이다. 또 단속을 해서 적발을 해도 곧 유사사이트가 생겨난다.

다기 강조하지만 불법 스포츠도박은 태생적으로 사행성이 높고, 또 구조적 차원에서 다단계 판매조직의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토토를 즐기는 스포츠팬이라면 철저하게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를 취미 차원에서 소액으로 즐겨야지, 유혹에 넘어가 불법사이트를 들락거리다가는 법적 처벌은 물론이고, 큰 돈을 날릴 수 있다. 이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컴파스·인포가이드코리아 대표]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