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프리즘-이형석] 국립과학관 민간후원‘0원’, 이러고도 노벨상?
오는 17일부터 대전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뉴턴과 세상을 바꾼 위대한 실험들’이라는 특별전시회를 연다. 전시품은 영국왕립학회와 영국국립과학관이 소장한 17~19세기의 희귀 자료 183점으로, 뉴턴이 최초로 목성을 관측한 반사망원경과 해시계, 만유인력을 처음 공개한 책 ‘프린키피아’의 필사본, 종두법을 처음 고안해낸 엠마누엘 티모니의 실험 사료 등 근대과학의 중요 유물들이다. 영국 바깥에서 공개되는 것은 300여년만에 처음이다. 11일 과천청사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전시회를 소개한 국립중앙과학관 김주한 관장은 “지난 세계과학정상회의 때 한국을 찾았던 해외 과학기술 인사들은 ‘한국의 전통 과학 유물을 보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세종 때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한국은 빛나는 과학기술유산을 갖고 있지만, 아직 유물을 해외에서 소개할만큼 수집ㆍ복원ㆍ전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며 부러움을 표했다. 이와 함께 국립과학관의 빠듯한 예산에 아쉬움을 표하며 “후원회 제도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30일에는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국립과천과학관을 방문했다. 구글이 후원하는 과천과학관 내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 개관과 과학 체험 놀이터 건립을 계기로 한 행사였다. 구글은 이를 위해 과천과학관에 10억원 규모의 후원을 했다.

그럼 국내 기업과 단체, 개인 등 민간의 국립과학관 후원은 이뤄지고 있을까? 현재 과천, 대전, 대구, 광주에서 운영되고 있는 국립과학관 4곳 중 후원회를 두고 있는 곳은 과천과학관이 유일하다. 그러나 과천과학관에 따르면 구글 후원을 제외하고 지난 2013년부터 민간 후원은 ‘0원’이다. 예산 전부를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의 과학관은 민간과 기업 후원이 활발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국립 사이언스센터의 경우 2600만 달러(약288억원)의 연간 예산 중 정부 지원은 40%에 불과하고 60%를 기부금과 자체 수입으로 충당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익스플로러토리엄의 경우는 4800만달러의 예산 중 정부 지원은 10% 뿐이고, 기부금이 30% 이상이다. 일본 도쿄의 국립미래과학관은 리코나 아사히 등 10여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민간지원을 받고 있는데, 그 액수가 연간 1600만엔에 이른다고 한다.

과학관은 어린이, 청소년, 가족단위 관객들이 많이 찾아 과학 저변 확대와 대중화의 가장 넓고 중요한 장이자 창구다. 국립과천과학관의 경우 연간 240만명이 찾고, 국립중앙과학관은 170만명이 찾는다.

기업과 민간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으로서는 과학관 후원을 통해 과학 대중화와 인재 육성 사업 등의 사회 공헌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막대한 기업 이미지 및 브랜드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내 기업과 제품이 좋은 기술과 기능을 갖추고서도 세계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브랜드 가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학 교육 및 대중화의 장에서 기업의 역할은 더욱 크고 중요하다. 과학관에서 ‘구글’을 만난 어린이 청소년들이 평생그 기업에 대해 어떤 생각과 이미지를 갖게 될지는 긴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su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