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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세계의 소비시장 중국’의 힘 보여준 광군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11월11일 전 세계는 중국 소비의 힘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 것은 빈말이 아니었다. ‘쌍(雙)11’ 행사로도 불리는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는 이날이 지구상에서 가장 쇼핑 열기가 뜨거운 날임을 보여줬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이날 하루동안 온라인 총 매출액은 912억 위안(16조49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에서 연중 최대 규모 쇼핑이 이뤄진다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 후 첫 월요일)를 합친 지난해 판매액 35억달러(4조478억원)를 4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광군제는 쇼핑 역사를 새로 쓸 기록들이 속출했다. 25개국 3만개가 넘는 글로벌 브랜드가 참가했고 232개국 소비자가 구매에 나섰으며 전체 거래의 68%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졌다. 매출 돌파 속도는 그야말로 전광석화였다. 주문이 개시된지 1분만에 10억 위안을 돌파했고 1시간 뒤에는 300억위안(약 5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대형백화점 두 달치 매출이 1시간 만에 이뤄진 셈이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 전 세계 상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지구촌에는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졌다. 호주에선 유기농 분유인 벨라미스의 씨가 말랐다. 알리바바측은 견과류, 우유(분유), 꿀, 자동차, 손목시계, 휴대전화 등 8종의 상품 판매액(24시간)에 대해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광군제 매출이 작년보다 60% 이상 급증한 것은 해외 업체의 참여가 폭발적이어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쌍 11’ 행사는 내수를 진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중국의 진정한 내수는 아직 완전히 개방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급속 변모하고 있는 중국의 등에 올라 타야 한다. 이번 광군제에서 한국산 화장품이 품절사태를 빚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최고 인기 품목인 스마트폰에서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매출1~3위를 휩쓸었고 4위도 애플 몫 이었다. 삼성 등 국내 IT업체의 분발이 필요하다.

세계적 쇼핑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광군제와 비교할 때 지난달 첫발을 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초라하기만 하다. 정부 주도로 급조돼 제품 다양성이나 할인폭이 기대에 못미쳐 소비자의 원성을 샀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연말에 광군제나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로 몰려갈 판이다. 당국과 유통업계, 제조업이 삼위일체가 돼 해외직구족의 마음을 붙잡고 ‘역직구’를 끌어들일 묘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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