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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최성준] 시청각장애인도 마음껏 누리는 미디어세상
최근 <암살>, <베테랑> <국제시장>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국민 5명 중 1명은 이 영화를 본 셈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시·청각 장애인이다. 앞을 보는 데 어려움이 있는 시각 장애인은 소리만 듣고서 영화의 맥락을 헤아려야 하고, 소리를 듣는 데 불편함이 있는 청각 장애인은 배우의 입 모양과 화면의 모습만으로 영화의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시청각 장애인들이 미디어를 접할 때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는 영화 뿐 만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TV, PC, 모바일 등의 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디어 홍수’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미디어가 탄생했지만, 정작 장애인들은 미디어 접근에 있어 점점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시·청각 장애인은 현재 50만 명 이상으로 국민 100명 중 1명 이상이다.

우리 모두가 햇빛과 공기를 자유롭게 누리듯,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제약 없이 미디어를 누리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 소외계층 지원 사업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미디어 접근성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애인방송 제작지원 사업’이다. 장애인 방송이란 시·청각 장애인이 TV를 볼 수 있도록 돕는 폐쇄자막, 수화통역, 화면해설방송이 포함된 방송을 말한다. 지상파, SO 등 방송사업자의 장애인방송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은 올해로 10년째 진행되고 있다. 특히 EBS에 대해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방송물 재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이 일반인 보다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방송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자막·그림 등을 넣어 방송물을 재제작해서 전국 특수학교에 보급하고 전용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시청각 장애인의 방송 접근권을 제고하기 위해 법제도적 뒷받침을 하고 있다. 2011년 11월 방송법 제69조를 개정하여 방송사업자들에게 장애인방송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현재 지상파를 포함한 145개 방송사가 일정 비율 이상 장애인방송을 의무 편성하고 있다. 

시청각 장애인 전용 TV 보급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별도 제작한 TV를 저소득층 시청각 장애인들에게 매년 약 1만 2천여대를 무료 보급하고 있다. 청각장애인의 시청 편의를 돕고자 수화영상의 크기와 위치 조정이 가능한 ‘스마트수화방송’ 실험방송을 추진한다. 스마트수화방송은 작년에 KBS에서 실험방송을 실시하여 기술검증을 했고, 올해에는 위성, IPTV, 케이블방송으로 실험방송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 누구나 장애 유무를 떠나 방송과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고 그것을 즐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장애인방송 의무편성 확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장애인방송의 질을 향상시키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머지않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미디어 세상에서 활발하게 소통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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