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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우리 먹거리 지킬 ‘종자 주권’ 아세요?
-외산 홍수 속 순수 우리 종자 확보 시급과제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앞장 종자 연구 개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2012년 1월부터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의 품종보호제도가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순수 우리종자 확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품종보호제도’란 개발된 지 25년이 지나지 않은 신품종 작물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국내 생산자들은 외국산 품종을 재배하면 로열티를 물게 된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국내 농산물의 약 70%는 외국 종자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종자 주권’은 사실상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이 앞장서 종자 연구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대규모 ‘종자 저장시설’ 만든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7년부터 농업의 경쟁력 강화 및 국가 식량안보 기여를 위해 종자 연구와 개발에 R&D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종자를 개발해 농민에게 보급하는 것은 물론 재배기술과 경작방법을 지도하며, 계약재배를 통해 수매하는 방식으로 농가 와의 협업을 진행중이다.

농민은 새로운 종자로 수확량을 늘려 농가 수익을 올리고, CJ제일제당은 좋은 품질의 국산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안심하고 소비하는 선순환의 공유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이 개발한 품종은 콩과 쌀, 배추, 고추, 김 등 다양하다. 특히 콩나물 콩과 쌀 종자는 신품종 종자 개발을 이미 완료해 농민에게 보급하고 계약재배를 진행하고 있다.

거대배아미 ‘서농 17호’는 4년 간의 쌀 종자 연구 끝에, 기존 쌀에 비해 쌀의 영양이 모여 있는 쌀눈의 크기를 3배 가량 더 키운 신품종이다. 지난해 10월 ‘햇반 큰눈영양쌀밥’으로 상품화해 판매 중이며, 올해 계약재배를 통해 100톤의 쌀을 수매할 예정이다. 

큰눈영양쌀인 ‘서농17호’ 수확철 전경.

글로벌 식문화에 적합한 수출용 김치 품종으로는 장축배추, 오렌지배추 종자를 연구중이며 영양 성분과 기능성 등을 강화한 고추 종자도 연구하고 있다. 수산물 종자 개발 및 상품화로는 ‘햇바삭 토종김’이 대표적이다. 이는 CJ제일제당이 전라남도 해양수산과학원과 협력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국산 김 종자로 만든 제품이다. ‘해풍 1호’ 종자는 갯병에 내성이 좋고 일반 김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르다. 크기도 일반 김의 2배 정도이며 생산량도 좋아 어민들 소득 증진에 크게 기여하는 효자 종자로 자리매김했다.

CJ제일제당은 올 3월 우수한 토종 농수산물 종자를 본격적으로 연구개발하기 위해, 지금까지 진행해 온 종자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체로 종자회사법인인 ‘CJ브리딩주식회사’를 출범시켰다. 개인 육종가는 종자에 대한 R&D를, 농민은 재배와 생산을, CJ제일제당은 R&D, 자본, 마케팅, 유통을 담당하는 삼자간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국내 전략품종 선정과 개발, 수출 활성화 등을 추진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농가나 농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형태의 ‘종자농업법인’으로 확대돼, 이를 통해 농민(시험 및 계약 재배)-기업(종자 개발 및 상품화 가속화)의 상생이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 연말 경기도 수원에 준공 예정인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에는 아예 대규모 ‘종자 저장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수확 종자, 차별화 기능성 보유 종자, 원가 절감 종자 등 지속적인 R&D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유망 품목 16개 작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큰눈영양쌀인 ‘서농17호’와 일반쌀 크기 비교.

▶풀무원, ‘김 신품종’ 개발…민간기업 최초 ‘품종보호권’ 획득

풀무원은 지난 2007년부터 ‘김 신품종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 2012년 개발 완료 후 정식 품종 등록을 위해 5년 동안 양식시험과 재배심사를 통해 최적의 어장 및 양식법을 설정하는 등 출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국내 최초 1호 품종 등록된 ‘풀무노을’에 이어 올해 ‘풀무해심’까지 정식 품종 등록에 성공했다.

2014년 8월 품종보호권 등록을 마친 ‘풀무노을(Pulmu-noeul)’은 2014년부터 2034년까지 20년간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가입국으로부터 ‘풀무노을’의 재배와 판매에 대한 모든 권리를 보호받게 된다. ‘풀무노을’은 종자와 김 엽체의 색깔이 뚜렷한 적색으로 김 양식 초기에 중성포자를 많이 방출하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민간기업 최초로 자체 개발한 방사무늬김 계통의 김 신품종 ‘풀무해심(Pulmu-haesimㆍ풀무海心)’은 향후 20년간 2035년까지 전세계 72개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가입국으로부터 ‘풀무해심’의 재배와 판매에 대한 모든 권리를 보호받게 된다.

방사무늬김 계통의 ‘풀무해심’은 일반 김에 비해 비린 맛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 단맛과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관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풀무원은 추후 제품 상용화에 따라 로열티 절감 등 국가 경제적 효과와 상품개발을 통한 시장 개척, 판로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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