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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기 내에서 견딜 수 없는 민폐승객 10선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길면 열 몇 시간을 앉아 가야 하는 비행기. 좁아터진 이코노미석에서 모르는 이와 좁은 공간을 공유하며 불편함을 참고 견뎌야만 하는 이런 장시간의 공중 여정에서 만약 옆자리에 앉은 이가 민폐를 끼친다면 그 불편함은 두 배, 세 배가 될 것이다.

최근 해외여행 사이트 저스트더플라이트(Just the Flight)가 무려 5000명의 승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 ‘함께 비행기를 타고 싶지 않은 민폐 승객’ 유형을 분류했다. 이 중 가장 많은 이들이 지적한 민폐 유형 10개를 역순으로 꼽아 봤다.

최근 40년간 10㎝나 간격이 좁아졌다는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 이로 인한 불편함은 상당하다

▶10위: 화장실 가는 빈도가 너무 잦다(1%)
장거리 비행이면 누구나 한번쯤 화장실을 찾게 된다. 기내식을 몇 차례 먹었는데 배출되는 게 없을 순 없다. 지극히 자연스런 생리현상인 만큼 굳이 참을 필요는 없다. 다만, 화장실을 찾는 빈도가 너무 잦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창쪽 좌석에 앉은 채로 두세 명의 무릎을 밀치고 복도를 지나 화장실까지 가는 것은 옆 사람에게도 확실히 불편을 야기한다. 하지만 단 1%만 불평을 호소한 것으로 볼 때, 역시 생리현상에 대해서는 다들 관대한 것 같다.

▶9위: 부스럭부스럭, 움직임이 너무 부산하다(11%))
열에 한 명 이상이 지적한 문제는 가방과 소지품을 너무 자주 꺼내 만지작대면서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소음을 발생하는 행위다. 이런 불안해 보이는 행위는 옆 좌석 사람이 안정을 취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성가시게 만든다.

▶8위: 헤드폰을 뚫고 나오는 음악 소리(15%)
자신이 소지한 고가의 헤드폰이든, 기내에서 제공된 저가의 헤드폰이든 너무 소리를 크게 하면 옆 좌석으로 소리가 내어나간다. 지상에선 도서관에서도 이로 인한 시비가 잦은 편이며, 심지어 원체 시끄러운 지하철 같은 곳에서도 헤드폰으로 새어나오는 날카로운 쇳소리는 시빗거리가 되곤 한다.

▶7위: 착륙시에 안도의 박수를 (21%)
이제 비행기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것이 더 이상 신기하거나 무섭지 않다. ‘과연 이 무거운 쇳덩어리가 하늘로 뜨고 땅에 내릴 수 있을까’ 따위의 걱정은 기우란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당연해야 할 무사 착륙이 어떤 이에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상황이 된다. 간혹 그런 이들중엔 우레와 같은 박수로 ‘헤피 엔딩’을 자축하는 경우도 목격된다. 의외로 많은 21%의 사람들이 이런 박수를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붐비는 이코노미 클래스.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불편한 여정이 될 수 밖에 없다

▶6위: 남의 팔걸이까지 침범하는 너의 팔뚝(27%)
영화관은 팔걸이가 공용인 경우가 아직 있다. 하지만 비행기는 비록 좁기는 해도 나의 팔을 올릴 팔걸이와 옆 좌석 승객이 올릴 팔걸이는 구분돼 있다.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옆 사람이 내 팔걸이 공간까지 침범해 오는 경우가 있다. 태연히 팔뚝으로 ‘밀어내기’를 해야 할까, 아니면 참고 말아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5위: 배영을 하는 듯한 좌석 뒤로 제끼기(30%)
당해 본 사람은 안다. 뒷좌석에 앉은 이는 아랑곳 없이 좌석 등받이를 한계치까지 뒤로 제치는 사람들이 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라든가 아랫배가 너무 풍만해 불편하다든가 저마다 이유는 있겠지만, 그럴수록 뒷좌석의 승객은 앞좌석 등받이가 겹쳐보일 만큼 너무 가까이 다가오게 된다. 자신도 덩달아 등받이를 뒤로 제친다면 그 간격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역시 뒷좌석으로 민폐가 전가되고 만다. 국내에선 앞 좌석 승객이 좌석을 뒤로 제쳐 불편하다며 앞 좌석 승객을 폭행한 60대가 벌금을 낸 사건도 있었다.

▶4위: 승무원에게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싸구려 갑질(37%)
아무리 비싼 항공권 요금을 지불했어도 스튜어디스, 스튜어드는 하인이 아니다. 돈만 내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했다간 요즘 같으면 다른 승객의 몰카에 찍혀 톡톡히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물론 좌석 클래스가 높을수록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만큼 자신이 더 오만해져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공중뿐 아니라 땅에서도 해당하는 말이다.

▶3위: “애들이 다 그렇죠” 민폐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53%)
과반이 넘는 이들이 이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아이들이 떠들거나 울거나, 심지어 이 구석 저 구석을 뛰어다니는 자체는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이것을 부모가 목도하면서도 방치한다면 불쾌감이 엄습한다. 가족주의가 타인에 대한 배려를 상회하는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이후에는 이런 상황에서 아이 부모를 문제 삼는 것이 상식화 됐다.

▶2위: 앞 좌석 등받이를 발로 퉁퉁(54%)
영화관 클레임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민폐행위가 바로 앞 좌석 등받이를 발로 걷어차는 행위다. 한동안 멈췄다가 급습하듯 뒤에서 닥치는 발길질. 맘 놓고 허리를 편히 기댈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른다. 이 때문에 허리에 통증이 올 정도라고 호소하는 이도 있다.

▶1위: 냄새를 숨기지 않고 풍기는 행위(59%)
대망의 1위는 냄새다. 인종간에 풍기는 체취는 어쩔 수 없다. 인도 사람에게는 카레 냄새가, 서양 사람에게는 치즈 냄새가 난다. 한국인에게는 마늘 냄새가 나며, 일본인에게는 간장 졸인 냄새가 난다. 이것은 양해돼야 할 불가피한 조건이다. 그러나. 양말을 벗어버린다거나, 씻지 않아 풍기는 악취는 악질적이다. 오죽하면 승무원이 “악취가 나니 양말을 벗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코멘트 하는 일까지 있을까.

올해 8월에는 비행기 통로에서 아이에게 용변을 보게 한 대만 부모가 있었다. 이런 행위가 설문대상에 포함됐다면 단연코 1위였을 것이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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