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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드만삭스, 원조 ‘브릭스펀드’ 문 닫았다…5년간 수익률 -21%, 운용자산 88% 줄어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신흥시장 ‘브릭스(BRICs)’ 용어를 탄생시킨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브릭스펀드’ 간판을 내렸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브릭스펀드를 ‘신흥시장펀드’에 통합시켰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브릭스펀드는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5년간 21% 손실을 기록했다. 자산규모는 지난 2010년 8억 420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계속 감소해 지난 9월말 9800억 달러로 88%가 쪼그라들었다.

브릭스는 지난 2001년 골드만 삭스 회장 짐 오닐(Jim O’Neil)이 러시아, 중국, 브라질, 인도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당시 짐 오닐은 2050년 세계 경제를 이끌 잠재국가로 이들 네 나라를 꼽았다.

이후 브릭스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민트(MINTㆍ멕시코,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터키)’ 와 ‘비스타(VISTAㆍ베트남,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터키, 아르헨티나)’ 등 아류가 쏟아졌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면서 브릭스 국가들의 경제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경제제재로 경기성장에 어려움을 겪은 지 오래다. 브라질 역시 각종 부패와 정치 불안으로 역대 최악의 경기불황에 처해있다. 중국 역시 올해 증시폭락과 함께 심각한 성장둔화를 겪고 있다.

펀드정보업체 EPFR글로벌은 올해 1월부터 지난 4일까지 전 세계 브릭스펀드에서 14억 달러가 유출됐다고 집계했다. 지난 5년간 유출된 자산은 총 150억 달러가 넘는다. 이는 2005년 이후 브릭스펀드로 유입된 자금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다.

유럽 최대 독립 자산운용사 까미낙 게스통(Carmignac Grestion)의 신흥시장 투자 담당인 자비에 오바스는 “국가 이름 앞글자를 따 그룹으로 묶는 투자전략의 허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세계시장 추세보다는 각국의 특정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문동훈 KB 자산운용 전무는 “원자재 시장 중심의 브릭스가 성장동력을 잃으면서 브릭스 펀드 역시 매력을 잃은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하면서 신흥국보다는 미국 등 선진 국가에 투자하는 위험회피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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