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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인간 소비생태 유지하려면? 1.5개의 지구가 필요하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인류는 끊임없이 지구가 제공하는 생태를 소비하면서 생활한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지난 2014년 내놓은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인류의 매년 소비하고 있는 생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1.5개의 지구가 필요하다. 당장 이 글을 보고 있을 당신의 스마트폰, 컴퓨터를 움직이는 동력 역시 소비된 자연의 작품이다. 매일의 끼니는 자연을 끊임없이 소비하며 자란 농산물, 축산물, 그리고 수산물로 채워진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모든 순간순간마다 그 안에는 생태계의 ‘헌신’이 있다.

‘생태발자국’이란 말이 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요구되는 전체 생태 서비스를 합한 것으로, 이를 위해 사용되는 지구상의 공간을 계산한 것이다. ‘생태발자국’이라는 개념은 지구를 지키고자 하는 움직임에 또다른 스펙트럼을 제시한다. 생태를 과용함으로써 생기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생태적 수용력보다 낮은 수준에서 생태발자국을 발생시키는 것. 결과적으로는 생태발자국을 줄이는 것이 ‘생태발자국’이라는 개념이 낳은 지구보전 운동의 목표다. 

[사진출처=123rf]

WWF는 현재 전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생태발자국에 대해 어김없이 ‘과용(Overshoot)’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나무가 성장하기 전에 벌목하고, 바다에서 다시 태어나는 물고기보다 더 많은 양을 잡아들이며, 산림과 대양이 흡수할 수 있는 탄소보다 더 많은 양의 탄소를 대기 중에 배출함으로써 ‘과용(Overshoot)’이 일어나게 된다’.

정리하자면 생태발자국은 ‘인간이 생태계에 가하는 압력’을 나타내는 지수로 정리된다. WWF가 조사한 생태발자국 지수에 따르면 인류의 천연자원 소비수준은 지구 재생능력의 50% 가까이 초과했다. 오는 2050년에 인류의 천연자원 소비량은 지구 재생능력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끊임없이 자원을 소비하면서 영위하는 인간의 삶의 속도를 생태계의 재생능력이 따라가지 못했을 때의 결과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테다. 자원의 소비를 생태계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맞추지 않는 한 생태계는 인간이 더 이상 머물 수 없는 상태로 훼손되고 이는 곧 인류의 삶이 현재와 같은 상태로 영위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생태발자국 지수는 국가별로도 큰 차이를 보인다. 핵심은 경제발전 수준이다. 생태계가 수용가능한 능력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자원을 소비하며 빠르게 성장해온 선진국의 생태발자국 수치는 저소득 국가의 그 것과 비교해 5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1인당 가장 높은 생태발자국 수치를 보이는 상위 10개국은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덴마크, 벨기에, 트리니다드토바고, 싱가포르, 미국, 바레인, 스웨덴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단지 현재의 생태발자국 수치뿐만이 아니다. 저성장기에 접어든 선진국과 달리 개발도상국의 생태발자국 수치는 현재 매우 작지만, 최근 개발도상국과 중진국의 생물 다양성은 각각 58%, 18%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생물다양성이 10% 증가한 선진국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생태발자국 지수는 인간이 생태를 얼마나 위협하고 있냐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에게 인류의 존속이 얼마나, 어떻게 위협받고 있는지 보여주는 경고등과도 같다.

WWF는 탄소배출과 에너지 기후,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도시 개혁, 바이오연료를 포함한 농업, 남획, 불법 조업을 포함한 어업분야, 삼림, 수자원 등의 분야에서 생태발자국 지수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WWF는 이렇게 조언한다.

“(과용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예방하기 위해 천연자원 소비를 대폭 줄이면서 높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하나뿐인 지구의 환경이 지속가능할 수 있을 만큼 생태발자국을 축소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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