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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아마존 CEO가 육아휴직 늘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ㆍ김현일 기자]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뼈아팠던 걸까?

세계 5위 부호 제프 베조스(Jeff Bezos) 아마존 CEO가 지난 3일 남성 직원에게도 6주간의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이 남직원들에게 육아휴직을 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여직원들의 육아휴직 기간도 20주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번 아마존의 발표는 뉴욕타임스가 지난 8월 아마존의 ‘잔혹한 근무환경’을 비판하는 보도를 한 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특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뉴욕타임스 기사엔 아버지 병 간호 때문에 야근과 주말근무를 못한 직원이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아 퇴사한 사례, 쌍둥이를 유산한 여직원이 수술 다음 날 곧바로 출장을 떠난 사례 등이 소개됐다. 아마존의 전ㆍ현직 직원들은 인터뷰를 통해 ‘사내에 양육은 성공에 방해가 되는 요소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아마존에서 워킹맘은 골칫거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기사가 나가고 ‘아마존은 결혼한 직원들에게 유달리 냉혹한 일터’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아마존이 반박에 나서고 뉴욕타임스가 이를 재반박하면서 양사는 두 달간 공방을 벌였다. 베조스 CEO도 직접 “아마존 사내 문화가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것처럼 혹독하다면 나부터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보도내용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면 인사 담당자에게 알려 달라”며 “내게 직접 메일을 보내도 좋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물류센터 모습

베조스 CEO가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세계 최고 전자상거래 업체의 어두운 이면에 대중의 실망감은 컸다. 아마존의 이번 육아휴직 확대 발표를 두고 ‘실추된 기업 이미지 끌어올리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아마존 측은 올 초부터 논의가 됐던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베조스 CEO가 이같은 결단을 내린 배경엔 뉴욕타임스 보도 외에도 최근 업계에 부는 육아휴직 확대 바람도 한 몫했다.

지난 8월 억만장자 리드 해스팅스(Reed Hastings)가 이끄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는 남직원들의 유급 육아휴직 기간을 1년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간만 놓고 보면 미국 기업들 중 최고 수준이다. 업무 복귀 후에도 육아를 위해 파트타임 형태로 근무하거나 필요하면 다시 휴가를 낼 수 있게 했다. 다음날 빌 게이츠(Bill Gates)의 마이크로소프트도 유급 육아휴직을 종전 8주에서 12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해외 주요 기업의 육아휴직 기간

페이스북의 아빠들도 17주간의 육아휴직이 보장된다. 물론 유급휴직이다. 여기에 더해 4000달러가 양육비로 지급된다. 페이스북의 복지 혜택은 구글과 더불어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12주의 유급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아내보다 양육부담이 더 높은 남성들에 한해서는 18주까지도 쉴 수 있도록 했다. 그 밖에 어도비는 16주, 트위터는 10주를 아빠들의 유급 육아휴직 기간으로 정해놨다.

그런 점에서 베조스 CEO의 이번 결정은 다소 늦은 감도 있다. 이미 IT업계에선 유능한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앞다퉈 직원들의 복지혜택을 확대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넷플릭스가 육아휴직 혜택을 정규직에게만 준 것과 달리 아마존은 물류센터, 고객센터 직원들에게까지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바뀐 아마존의 육아휴직 제도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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