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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형과 가솔린차량까지…폴크스바겐 사태 끝이 안보인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폴크스바겐 사태가 일파만파다. 중소형 디젤차를 넘어 고급차, 가솔린차량, 그리고 전 차종으로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 확산됐다. 시스템 위기라는 진단과 함께 지배구조의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빗발치고 있다.

▶글로벌 매출 타격 본격화, 생사까지 위협=지난 9월 제기된 폴크스바겐의 2000㏄급 중소형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 논란은 2일(현지시간)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3000㏄급 고급디젤 차량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나왔다고 밝히면서 확산됐다. 여기에 폴크스바겐은 내부조사 결과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의심되는 80만 대 차량 중에 가솔린 차량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자 독일 정부는 폴크스바겐 전 차종을 조사하기로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번 사태로 인한 리콜, 소송, 벌금 등으로 인한 손실은 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매출타격까지 감안하면 손실규모는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나 자칫 그룹의 생사를 위협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중소형 디젤의 문제에 국한됐다면 유럽시장 타격에 그칠 수도 있지만, 중대형 디젤과 가솔린 차량까지 확대되면 글로벌시장 전체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이익창출 능력이 뛰어난 고급차 브랜드인 포르셰와 아우디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장기 무담보 채무와 기업어음 등 단기 채무, 후순위채권 등 부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경영시스템 결함이 근본 원인“=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과거 폴크스바겐의 1993년 로페스 사태, 2005년 뇌물 스캔들, 이번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 모두 시스템문제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과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대주주인 피에히 가문과 포르쉐 가문, 니더작센 주정부, 카타르 국부펀드가 제 역할을 못했던 만큼 감독이사회의 이사직을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배출가스 스캔들이 이사회의 독립성과 권한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견해다.

독일 기업들은 미국이나 영국 등과 달리 주주가 뽑는 이사회로만 구성돼있지 않다. 감독이사회와 주주이사회로 나뉜다.

폴크스바겐의 감독이사회는 모두 20명으로 주주 대표와 근로자 대표가 절반씩을 맡는다. 주주이사회 10명 중 포르쉐와 피에히 가문 측이 5명이다. 니더작센주와 카타르국부펀드가 각각 2명씩이다. 3대 주주가 의결권의 90%를 독점하는 구조다. 주요주주를 대변하지 않는 주주가 1명 뿐이어서 독립성의 문제가 제기된다는 게 비판론의 요지다.

절차도 문제다. 보통 독일 기업들은 주주이사회를 거쳐 감독이사회가 최종 의결한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은 주주이사회에서 주요 의결을 끝내버렸다. 이사회가 사실상최대주주들의 ‘들러리’였던 셈이다.

이는 전현직 이사들이 이번 배출가스 스캔들에 대해 “아는 바도 없고 논의된 바도 없다”고 말한 데서도 확인된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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