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럭셔리 브랜드로 재탄생한 제네시스] 렉서스ㆍ아우디에 도전장…‘제2 도약’ 위한 현대차 승부수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현대차가 창립 이래 50년 가까이 유지하던 ‘현대’ 단일 브랜드 체제에서 벗어나 ‘제네시스’라는 별도 브랜드를 도입했다. 지난 50년간 현대차가 대중 모델 중심의 성장세를 보였다면 앞으로 50년은 여기에 더해 고급 모델로도 새로운 모멘텀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라는 럭셔리브랜드를 통해 고급 모델에 승부수를 띄우면서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발돋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시장서 럭셔리 브랜드는 선택 아닌 필수=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와 현대차에 따르면 전세계 고급차 시장과 대중차 시장은 2010년 이후부터 양상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09년 판매량을 보면 전세계 고급차 판매량은 전년도 대비 12.5% 감소해 대중차(-3.0%)보다 감소폭이 4배 이상이었다. 그러다 2011년부터 고급차 시장 성장률이 대중차를 앞질렀고 작년 기준 고급차 시장 판매 증가율(9.7%)은 대중차(3.6%)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또 2010~2014년 연평균 판매증가율을 봐도 고급차가 10.5%로 대중차(6.0%)에 앞섰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새롭게 런칭된 제네시스.

고급브랜드를 별도로 도입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에도 성장률만 놓고 보면 고급차가 대중차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2013년대비 작년 기준 도요타는 2.4%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렉서스는 9.0% 늘어났다. 폴크스바겐 그룹 역시 아우디ㆍ포르쉐 등의 판매 증가율이 11.1%로 대중차 3.4%보다 높았다.

이처럼 고급차 시장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현대차가 이 시장에서 단일 모델로만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각각의 모델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럭셔리브랜드가 없어 고급차를 선보여도 ‘현대’라는 대중 브랜드에 가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작년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합쳐 8만4000대 정도 판매했지만 이는 렉서스의 6분의 1, 아우디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2013년 11월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열린 신형 제네시스 발표회에서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오른쪽에서 일곱번째)과 정홍원 전 국무총리(오른쪽에서 여덟번째)가 주요인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헤럴드경제DB]

▶떡잎부터 남달랐던 제네시스=현대차는 당초 2004년 1세대 제네시스 개발 착수 시점부터 2008년을 브랜드 런칭을 목표로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고급차 시장이 위축되고, 복수의 라인업 확보가 필수라는 판단에 7년이 지난 지금 비로소 럭셔리 브랜드로 통합ㆍ발표됐다.

아직은 경쟁 업체들에 비해 인지도나 판매실적이 뒤질 수 있지만 제네시스는 럭셔리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제네시스 출시를 기점으로 현대차의 기술 및 정체성이 진일보했다고 보고 있다.

1세대 제네시스의 경우 제품 기획 단계부터 기존 추진 과정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로 개발됐다. 현대차 최초로 별도의 전담 개발팀을 구성해 설계부터 양산까지 제네시스만의 DNA를 갖추도록 PM(프로젝트매니저), 제품기획, 설계, 시험 등의 각 분야에서 15년 이상 연구 경력을 가진 연구진 수십 명이 개발에 참여했다.

최고 수준의 고급차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투자도 단행돼 2011~2014년 진행된 연구소 시설장비 투자금액은 2000~2010년 투자금액을 넘어섰다. 이를 통해 2013년 11월 2세대 제네시스가 탄생했다.

이는 설계 단계부터 현대제철의 초고장력강 기술이 본격 적용된 모델로 작년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스몰 오버랩 충돌테스트에서 승용차 최초로 전 항목 만점을 받았다. 또 전작의 연간 최대 판매량 대비 20% 이상 증가한 실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폭넓은 차급ㆍ차종, 타깃은 뉴럭셔리=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린 제네시스는 기존 2세대 제네시스 차량과 다음달 출시되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럭셔리브랜드로 등장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신규 개발 모델 4종을 추가해 오는 2020년까지 총 6종의 모델로 구성된 럭셔리 라인업을 구축한다.

2017년 하반기 중형 럭셔리 세단이 공개되며, 이후 대형 럭셔리 SUV, 고급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 차급과 차종을 넘나드는 라인업이 구축될 전망이다. 신규 차명 체계는 제네시스를 상징하는 ‘G’와 숫자를 조합해 초대형 럭셔리 세단에 G90, 대형 럭셔리 세단에 G80, 중형 럭셔리 세단에 G70가 붙는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타깃은 ‘뉴 럭셔리 고객’으로 선정됐다. 제네시스 TF 관계자는 “나만을 위한 독특한 경험, 외부 세상과의 연결성, 실용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중시하는 것이 뉴 럭셔리 고객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killpa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