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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머프, 환전상, 명품환불, 업계약서…중국 외환 해외로 줄줄 샌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다소 완화됐다고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자금의 해외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중국인 1명이 1년에 해외로 가지고 나갈 수 있는 돈은 5만달러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부유층들의 해외 부동산 매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호주 시드니는 물론이고 미국 뉴욕, 홍콩과 캐나다 밴쿠버에 이르기까지 중국인들의 투자로 부동산 가격은 급등세다.

미국 부동산 시장의 최대 외국인 고객은 중국인이며 지난 3월 말 기준 한 해 동안 중국인들이 미국 부동산에 쏟아부은 돈은 300억달러에 이른다. 평균 구매액은 83만2000달러다.

[사진=게티이미지]

시드니는 신규 주택의 4분의 1이 중국인 투자자들의 손에 넘어가며 일각에서는 2020년까지 이들의 투자가 2배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밴쿠버 부동산은 중국인들 때문에 지난 10년 간 가격이 2배가 뛰었고 홍콩 부동산 가격은 2010년 이후 60% 급증했다.

UBS는 지난해 중국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는 32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외환 통제가 엄격한 중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중국인들이 해외로 외환을 빼돌리는 법 6가지를 소개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현금을 인출해 가방에다 넣고 해외로 나가는 방법이다. 선전 세관은 올 들어 3월까지 총 3000만위안을 홍콩으로 빼돌리려던 밀반출업자 80명을 적발했다. 또한 캐나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869명의 중국인들이 1501만9891달러를 압수당한 바 있다. 중국은 해외로 한 번에 가지고 나갈 수 있는 현금의 규모를 현지 통화로 2만위안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여러 사람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연 제한액 5만달러를 넘는 100만달러를 해외로 인출하고 싶다면 연 인원 20명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들을 속칭 ‘스머프’라고 부른다.

3번째는 홍콩의 환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홍콩 환전상의 중국 본토 계좌에 돈을 부치고 홍콩 환전상들은 고객이 사전에 개설해놓은 홍콩계좌에 돈을 부쳐준다. 자연스럽게 돈세탁도 이뤄진다. 표면적으로는 홍콩으로 빠져나간 돈도 없고 거래할 수 있는 금액에도 제한이 없다. 홍콩에는 이런 대행업체들이 12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도 100만홍콩달러당 1000위안으로 높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하은행을 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국 본토에 위치한 지하은행이 발행한 수표를 갖고 국경을 넘어 홍콩의 지하은행 지점에서 돈을 바꾸는 것이다.

해외에서 값비싼 명품을 카드로 구매하고 현금으로 환불받아 돈을 해외로 빼돌리는 다소 교묘한 방법도 있다. 다만 이런 캐시백 서비스에는 5~10%의 요금이 붙는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마카오 카지노에서 이같은 외환반출이 성행하는데, 도박에 필요한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주로 이용한다. 중국 정부는 이런 캐시백 서비스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품을 이용한 비슷한 방법으로 ‘업(Up)계약서’를 쓰는 방법도 있다. 해외에서 상품을 수입하는 수입업자들이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제품의 실제 가격보다 계약서상 가격을 부풀려 해외 업체로부터 상품을 수입하고 해외 업체에 돈을 지불한 뒤, 실제 가격과의 차익을 해외계좌를 통해 받는 방법이다.

국유금융기관들이 합법적으로 해외 부동산 구매를 위한 창구를 열어주는 경우도 있다. 중국 2대 은행인 중국건설은행은 중국 본토 내 자산이나 계좌를 담보로 해외에서 최대 2000만홍콩달러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을 지난해 판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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