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옷 깃을 여미게 하는 차가운 공기가 가을이 성큼 다가 왔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한국의 가을은 곡식과 과일이 풍성하게 익어가는 수확의 계절로 들판은 노랗게 익은 곡식들이 황금 빛으로 빛나고 나무들은 단풍이 들어 한국의 4계절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이 때쯤이면 가족이나 좋은 친구들과 함께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합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 중의 하나는 해양 관광의 도시 거제도 입니다. 거제도는 한국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천혜의 자연 환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며, 주변에 아름다운 작은 섬들이 많아 남해의 아름다움을 눈에 가득 담을 수 있는 곳입니다.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1983년 겨울 이었고 육지가 아닌 남해의 아름다운 섬 거제도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처음 왔을 당시 늦은 가을 쌀쌀한 바닷바람은 낮 선 한국 땅에서 몸을 더욱 움츠리게 했었으며 대화 할 외국인 한 명 없었고, 더구나 외국어를 할 수 있는 한국인도 없어 너무 열악한 환경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이 풍족하게 살고 있지만, 그 당시 한국경제 사정이 좋은 시기가 아니어서 먹을 거리도 풍족 하지 못 했었습니다. 하지만, 거제도 주민들은 처음 보는 낯선 외국인인 저에게 진심으로 따뜻하게 대해 주었고, 한국말과 한국문화 등 많은 것들을 친절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처음 한국에 와서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낯설고 외로웠던 저에게 따뜻하게 대해준 거제도 주민들의 따뜻함에 30년이 지난 지금도 고마움과 감사 함으로 남아있습니다.

지금 거제도의 모습은 분명 30년 세월 동안 많이 변했지만 자연 경관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거제도의 상징물(꽃, 나무, 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제도는 자연과 하나되어 이루어져 있는 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맑은 물, 푸른 산, 쪽빛바다가 어우러지는 거제 8경중 특히, 해금강은 사물의 형태를 띤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해골바위, 돛대바위 등 신비한 바위들로 둘러싸여 있고, 사자바위 사이로 솟아 오르는 일출의 모습은 멋진 한 폭의 그림같이 환상적입니다. 시간을 잘 맞춘다면 유람선을 이용해 선상 관광 할 수 있습니다. 또 지금은 지명이 바뀐 바람의 언덕은 탁 트인 바다 전경을 볼 수 있고 조용하여 바쁜 일상 생활을 잠시 잊고 자연을 벗삼아 사색 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기업을 경영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예전처럼 여행을 많이 갈 수는 없어 아쉽습니다. 여행은 많은 것들을 눈에 담아 오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새로운 도전 정신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거제도는 수도권에서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답답한 도시 생활에 지쳐있을 때,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와서 아름다운 경관을 즐긴다면 분명히 좋은 추억이 되고 활력이 될 것입니다.

거제도에는 이러한 자연 경관뿐 아니라 세계 조선시장을 이끌어갈 정도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조선사업소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거제도의 경제의 주요산업이 이 조선사업에서 나온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제가 맡고 있는 3개의 회사 중 2개 회사도 조선해양 분야의 안전과 관련된 소방 방재분야 선두의 기업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크지 않은 섬에서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세계적인 조선사업을 통한 경제성장까지 이룬 거제도는 저에게 의미 있는 도시입니다.

한국의 고향처럼 따뜻함을 간직한 거제도 이지만, 기업가로 회사경영을 하다 보니 바쁘다는 이유로 1년에 한 두 번 찾아가기 힘들어 집니다. 운이 좋게도 제가 대표이사를 맞고 있는 TYCO KOREA의 3개사 모두가 참여하는 FY16 킥오프 컨퍼런스(Kick off conference)가 11월 거제도에서 진행하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거제도에서 한 해 동안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평소 나누지 못했던 얘기도 함께 나누며 우리 모두의 희망찬 비전을 찾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또, 우리 임직원들에게도 제가 느꼈던 아름다운 거제도의 모습을 함께 느끼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 돌아올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