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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민다나오섬, 70대 한인추정 시신 발견...교민·관광객 불안

필리핀 민다나오섬 소식이 충격을 안겼다.

필리핀 민다나오섬에서 지난 1월 이슬람 반군에 의해 납치됐던 70대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정부는 피살 가능성 등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필리핀 남부 술루주의 한 마을이다.

홍 씨가 납치된 민다나오 섬에서 200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홍 씨는 지난 1월 아들의 집을 방문했다가 이슬람 무장 세력 '아부사야프' 조직원들에게 납치됐다.

납치 세력은 3주 뒤, SNS에 뼈가 앙상한 홍 씨의 사진을 공개하며, 몸값으로 5억 페소, 약 121억 원 상당을 요구했다.

이후 열 달 넘게 석방 교섭이 진행됐지만 뚜렷한 진척이 없던 상황이다.

일부 외신은 납치 기간 동안 고령의 홍 씨가 지병 때문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지만, 몸값을 받지 못한 납치 세력이 홍 씨를 살해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납치 세력 '아부사야프'는 지난 2001년 미국인 관광객 3명을 납치해 2명을 살해하는 등, 내외국인 납치·살해를 일삼고 있다.

AP 통신은 아부사야프가 지금까지 59명을 납치해 몸값으로 69억 원 이상을 받아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홍 씨 추정 시신에 상해 흔적을 확인하는 등 피살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납치, 살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현지 교민과 관광객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안전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필리핀 치안이 부실한 만큼 강력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한국인들은 필리핀 현지인과의 분쟁이나 위험 지역 방문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납치범으로 알려진 이슬람 반군세력 아부사야프를 비롯해 여러 무장 조직이 민다나오 지역에 산악지대가 많다는 지리적 이점을 등에 업고 납치, 살해 등을 일삼고 있다.

한국 외교부가 올해 1월 이 지역에 특별여행경보를 내릴 정도로 외국인 납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민다나오 지역에 사는 한국 교민은 은퇴 이민자, 자영업자 등 4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현지 무장세력의 위협에 노출된 셈이다.

이곳에서는 올해 1월 50대 한국인 사업가가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보름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인근 지역에서 캐나다인 2명과 노르웨이인 1명, 필리핀 여성 1명 등 4명이 아부사야프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에게 끌려갔다.

필리핀에 한국 교민이 수도 마닐라 등 중부 지역으로 중심으로 9만여 명이 거주하는 가운데 피살 사건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2013년 12명, 2014년 10명, 올해 들어 9명 등 3년 사이에 31명의 한국인이 피살됐다. 지난 9월에는 60대 사업가가, 10월에는 부부가 무장 괴한에게 살해됐다.

이런 강력 사건은 대부분 채무 다툼이나 공사대금 등을 둘러싼 사업 분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서는 100만 정 가량의 총기가 불법 유통될 정도로 총기 규제가 허술하고, 현지인에게 수백 달러만 줘도 청부 살인이나 납치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의 한 한국인 사업가는 "필리핀에서 현지인이든 한국인이든 누구와도 갈등이나 분쟁을 겪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치안이 좋지 않은 외곽 지역 거주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조직폭력배나 수배자들이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이거나 필리핀 카지노에 '정킷방'(카지노업체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을 차려놓고 도박을 알선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필리핀 당국에 한국인 안전대책 강화를 요청하고 마닐라 앙헬레스 한인타운과 말라떼 한인상가 밀집지역에 폐쇄회로(CC) TV의 대폭 증설, 필리핀 파견 경찰 인력의 증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오는 5일 필리핀을 방문해 우리 국민의 안전 실태를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필리핀의 치안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한국인 안전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jheral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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