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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로 40분만에 도착한 신비의 섬 ‘삽시도’
“섬은 다 똑같은 섬이지유 뭐”

관광객은 눈에 들어오는 곳마다 “우와우와” 소리를 지르며 카메라로 찍기에 바쁜데 삽시도 주민은 무심하다. 정해진 배 시간에 맞춰야 하고 일렁이는 파도에 배멀미가 나기도 했지만 섬은 이를 충분히 감수할만큼 매력적이다. 육지에서 볼 때와 확연히 다른 바다색이 아름답기도 하고, 육지에서 한발 떨어져 복잡해진 머리를 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삽시도 갯벌

특히 삽시도를 비롯, 충남 서해안에 있는 섬들은 서울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오는 2019년에는 안면도와 원산도를 잇는 연륙교와, 원산도와 보령(대천항)을 잇는 해저터널이 완공된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원산도에 1600실 규모의 대규모 대명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원산도, 삽시도, 외연도 등 섬지역이 서해안 최대 관광지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삽시도 해변

여객선을 타고 가면 대천항~원산도는 20분, 대천항~삽시도는 4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 멀리 나가면 호도, 녹도, 외연도가 나온다. 원산도는 충남에서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해수욕장 등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삽시도는 원산도에 이어 충남에서 세번째로 큰 섬이다. 원산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둘레길로 유명하다.

삽시도(揷矢島)는 섬의 모양이 화살(矢)을 메겨놓은 활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섬 이름은 한자지만 둘레길 곳곳의 지명은 봉긋댕이, 차돌백이, 딴뚝머리, 보리망끝 등 정겨운 우리말이 많다.

삽시도 둘레길

삽시도 둘레길은 진너머해수욕장에서 출발한다. 언덕을 조금만 오르면 소나무 등이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이 나온다. 경사가 완만해 파도 소리를 들으며 느릿느릿 걷기 좋다.

둘레길 중간에서 면삽지로 가는 계단으로 내려가면 해변가 기암괴석들을 볼 수 있다. 면삽지는 밀물 때는 삽시도에서 떨어졌다가 썰물 때는 삽시도와 이어지는 곳이다. 삽시도에 포함되는 것을 면(免)했다고 해서 면삽지다. 면삽지에 있는 해식동굴 안에는 작은 샘이 하나 있다. 바다가 바로 옆이지만 샘물을 떠서 마셔보면 전혀 짠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숨은 비경을 간직한 이 섬이 더욱 신비롭게 느껴진다.

면삽지에서 올라와 숲길을 더 걸으면 물망터가 나온다. 이곳 역시 밀물 때는 바닷물 속에 잠겨있다가 썰물이 되면 드러나는 샘이다. 바위 틈에서 시원한 생수가 솟아오른다.

둘레길은 전체 길이가 5㎞로 두세 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삽시도에는 버스나 택시와 같은 교통수단이 없지만 불편을 느낄 틈이 없다. 둘레길 숲길을 걷다 해변에 내려가 모래를 밟고,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며 여유를 누리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낚시 포인트들이 많아 일년 내내 낚시꾼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대천항에서 삽시도로 가는 배는 하루 세번 운항한다. 삽시도 내에 펜션ㆍ민박 등 숙박시설이 30~40개 가량 갖춰져 있다.

글ㆍ사진(보령)=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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